허태수 "변화와 도전으로 더 큰 성장 이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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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창립 20주년 기념식
그룹 자산 18조→80조로 껑충
에너지·상사 등 신사업 개척 성과
구광모·구자은 등 범 LG家 참석
여전히 끈끈한 유대관계 과시
◇LG와 ‘아름다운 이별’
GS는 지난 28일 서울 역삼동 GS아트센터에서 ‘GS 창립 2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허태수 GS 회장은 이 자리에서 “GS는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세계적인 석유 수출 기업을 키웠고, 생활 편의를 높이는 유통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며 “창립 20주년을 맞아 변화와 도전이라는 자랑스러운 창업정신을 일깨워 향후 20년간 더 큰 성장·전진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GS그룹이 독립해 나온 LG그룹은 1947년 허만정, 구인회 창업주의 동업으로 시작됐다. 두 집안의 친족이 역할을 분담해 그룹을 성장시켰다. 세대가 달라지자 허씨와 구씨 일가 사이 지분 정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만들어졌고, 2005년 3월 31일 계열분리가 이뤄졌다. 당시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LG칼텍스정유, LG유통, LG건설 등의 계열사를 인적분할해 GS홀딩스를 세웠다.
분쟁 없이 계열분리에 성공한, 국내 재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사례였다. 계열분리 뒤에도 GS그룹은 LG유플러스의 회선을 사용 중이고, GS리테일은 LG와 지속적으로 편의점 제품 공동 마케팅을 벌이는 등 끈끈한 유대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날 창립식에 구광모 LG 회장, 구자은 LS 회장, 구본상 LIG 회장 등 사돈이자 동업 관계였던 범LG가(家) 인사도 참석한 이유다.
◇“벤처투자로 미래 그린다”
GS그룹은 분리 후 20년간 꾸준히 성장해왔다. 출범 당시 재계 순위는 12위에서 지난해 9위로 뛰어올랐다. 농협(10위)과 신세계(11위)보다 높다. 20년간 매출은 23조원에서 84조3000억원으로 세 배 이상 커졌고, 계열사는 50개에서 99개로 늘었다. 현재 전 세계에서 3만6000여 명이 GS그룹 소속으로 일하고 있다.기존 사업을 안정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며 다각화에도 성공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유와 유통, 건설 사업으로 시작해 에너지, 발전, 종합상사, 호텔, 벤처투자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한 것이다. GS그룹은 GS칼텍스, GS에너지, GS파워 등을 통해 종합 에너지서비스 회사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정유산업뿐 아니라 화학, 발전,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이 많던 GS리테일은 편의점 사업을 강화했고, GS25는 지난해 매장 1만8000개를 넘기며 국내 1위를 다투는 편의점 사업자로 떠올랐다.
GS그룹은 벤처투자를 통해 다음 미래를 그리고 있다. 2020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그룹 최초의 기업형 벤처투자법인(CVC) ‘GS퓨처스’를 설립했다. 1억5500만달러(약 2280억원) 규모의 펀드를 기반으로 북미지역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있다. 국내에도 ‘GS벤처스’를 설립해 1300억원 규모의 펀드를 통해 국내와 아시아 지역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단순 투자를 넘어 신사업 발굴의 도구로 삼겠다는 게 GS의 청사진이다.
성상훈 기자 uphoon@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