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할때 ‘무조건 이것만 피하면 된다’라고 알려주는 ‘치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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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철의 글로벌 북트렌드]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에서 시작된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이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조용한 사직이란 회사를 정말로 그만두지는 않지만 최소한의 업무만 하겠다는 직장생활 태도를 의미한다. 책임과 스트레스가 큰 관리자 직책을 거부하거나 승진을 꺼리는 현상을 일컫는 신조어 ‘의도적 언보싱(Conscious unbossing)’도 요즘 젊은 세대 직장인들의 직업관을 엿볼 수 있는 현상이다. 노사의 역학관계가 변하고, 일과 삶에 대한 가치관이 너무 다른 세대가 한 조직 내에서 일하다 보니, 여러 예기치 않은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인적관리(HR)’가 경영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람을 망치는 매니지먼트(人が壊れるマネジメント)
‘지시가 애매해서 망가진다’, ‘아웃풋이 방치되어 망가진다’, ‘비현실적인 마감일 설정으로 망가진다’, ‘목표의 불확실성으로 망가진다’, ‘커뮤니케이션 부족으로 망가진다’, ‘원격근무의 고독감으로 망가진다’, ‘쓸데없는 회의로 망가진다’, ‘사내정치로 망가진다’, ‘직장내 괴롭힘으로 망가진다’ 등 책에는 조직을 망치고 사람을 망가뜨리는 치명적인 50가지 안티패턴이 흥미진진한 사례와 함께 펼쳐진다.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란 상급자가 하급자의 업무를 세세하게 관리하는 매니지먼트 스타일을 의미한다. 상사가 부하 직원 업무의 진척 상황이나 진행 방법을 계속 확인하거나, 어떻게 일을 진행할지, 어떤 방법을 사용할지까지 세세하게 지시를 내리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책은 마이크로 매니지먼트야말로 조직을 망치고 사람을 망가뜨리는 가장 대표적인 안티패턴이라고 소개한다. 실제로 젊은 세대 직장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경영 스타일이 마이크로 매니지먼트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구성원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이 자랄 수 없고, 동기부여를 상실해 잦은 이직의 원인이 된다. 또한, 정신적 부담감을 유발해 직장내 괴롭힘으로 인식될 위험도 있다.
책은 ‘재택근무’ 역시 조직을 망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자연스럽게 조직에 확산한 재택근무는 여러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근로 윤리가 훈련되지 않은 사람이나 친밀한 관계를 통해 에너지를 얻는 부류의 사람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구성원 사이에 피드백이 감소하고, 정보 공유가 불균형하고, 서로 간에 불신이 커지는 문제 역시 발생할 수 있다. 저자는 재택근무가 불가피한 상황이더라도 반드시 주 1회 정기적인 대면 교류와 만남을 통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 가능한 비디오를 켜도록 해 비언어적인 표정이나 반응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밖에도 책에는 경영자라면 반드시 읽고 주의해야 할 50가지 위험 신호들이 일목요연하게 소개되고 있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 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