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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과 불확실성의 시대를 무대 위로 올린 전방위 예술가 켄트리지

전방위 예술가 윌리엄 켄트리지
5월 GS아트센터서 두 작품 공연
영상·음악·연극 등의 장르 융합
"제가 태어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차별 문제는 항상 심각해요. 미국은 여러모로 미쳐가고 있고, 한국은 정치적 위기가 있었고요. 나라마다 다른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지만 작품을 통해 서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전방위 예술가 윌리엄 켄트리지가 7일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SihoonKim-GSArt
남아공 출신의 세계적 전방위 예술가 윌리엄 켄트리지는 7일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에서 열린 '예술가들-윌리엄 켄트리지'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9~10일 공연하는 '시빌'의 주제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시빌은 흑인 노동자가 일하는 열악한 남아공 광산을 묘사한 '그 순간은 이미 흩어져 버렸다'와 삶의 불확실성을 다룬 '시빌을 기다리며' 등 두 편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전반부에선 남아공이라는 이질적인 장소를 배경으로 하지만, 차별 혐오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만연한 사회적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한국에서도 울림을 줄 수 있다는 게 켄트리지의 설명이다.

'시빌'은 영상과 음악, 연극, 무용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한 데 엮는 스타일로 유명한 켄트리지의 대표작이다. '시빌'의 전반부인 '그 순간은 이미 흩어져 버렸다'는 켄트리지가 제작한 22분 길이의 영상과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카일 셰퍼드의 연주, 남성 합창단의 아카펠라 공연으로 구성된다. 영상은 켄트리지 특유의 목탄 드로잉 기법을 통해 가혹한 현실에서도 끈질기게 일하는 광부의 모습과 예술가의 창작 활동을 중첩해 보여준다. 켄트리지는 "예술가로서 중요한 역할은 (목탄 등) 주어진 재료에 대해 탐구하는 것"이라며 "창작은 정답을 주거나 지식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탐구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방위 예술가 윌리엄 켄트리지의 작품인 '시빌'의 한 장면./©Stella Olivier
후반부는 현대인의 불안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시빌을 기다리며'로 이어진다. 시빌은 앞날을 내다보는 그리스 예언자로, 사람의 운명을 나뭇잎에 적어 전한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나뭇잎은 바람에 날리며 순서가 뒤섞이게 된다. 켄트리지는 "무대 위에 흩날리는 책의 낱장과 나뭇잎을 통해 이러한 장면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며 "삶의 불확실성, 죽음, 운명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국경을 넘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의 이 공연은 9명 무용수와 보컬의 연기, 음악, 영상 등으로 어우러진다. '시빌을 기다리며'는 2019년 로마 오페라 극장 초연 이후 런던, 파리, 시드니 등 세계 주요 공연장에서 무대에 올랐다. 2023년엔 영국 공연예술 최고 권위의 올리비에상(오페라 부분 최고상)을 받았다.
윌리엄 켄트리지의 작품인 '쇼스타코비치 10: 다른 세상을 꿈꿀 수 있었더라면'에 상영되는 영상의 한 장면./©courtesy of Kentridge Studios
켄트리지의 또 다른 작품인 '쇼스타코비치 10: 다른 세상을 꿈꿀 수 있었더라면'은 오는 30일 공연한다. 러시아 작곡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서거 50주년을 기념해 한국에서 초연하는 작품이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10번을 연주하고, 지휘는 클래식 지휘계에서 보기 드문 흑인 지휘자, 로더릭 콕스가 맡는다.

오케스트라 뒤로는 쇼스타코비치가 교향곡 10번을 작곡할 당시인 1950년대 소비에트 연방 시대상을 담은 영상을 상영한다. 켄트리지는 "영상엔 레닌, 스탈린, 쇼스타코비치 등의 인물이 등장한다"며 "눈도 깜빡이지 않는 제한된 움직임의 종이 인형을 통해 당시의 경직된 사회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허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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