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 거슬러…16㎢ 초대형 '데이터센터'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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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확보 놓고 '스타워즈'
전력 수요 대응 위한 핵심 인프라
스타클라우드, 태양광 전원 활용
엔비디아·론스타도 프로젝트 가동
20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에 본사를 둔 우주 기업 론스타데이터홀딩스는 최근 인튜이티브머신스가 두 번째로 보낸 달 착륙선 아테나에 신발 상자 크기의 데이터센터 모듈인 프리덤을 실었다. 24시간 365일 끊김 없는 전력원인 태양에서 에너지를 직접 받아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 론스타는 아테나가 달로 가는 동안 거친 30만㎞ 궤적에서 파일 업로드와 다운로드, 데이터 암호화 및 해독, 인증과 함께 데이터 스토리지 복구 가능성까지 확인했다고 밝혔다. 고온과 저온을 오가는 극한 환경에서 전력 계통과 온도,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텔레메트리 해석기가 정상 작동하는 것도 확인했다. 그러나 모선인 아테나가 달에 불완전 착지하며 최종 목표인 달 표면 임무 수행은 무산됐다.
우주 스타트업 스타클라우드는 가로, 세로 4㎞에 이르는 초대형 태양광 발전 모듈을 우주로 띄워 4GW급 데이터센터 서비스를 개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사업엔 세계 1위 AI반도체기업 엔비디아와 미국 최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Y콤비네이션도 참여하고 있다. 론스타 역시 개당 크기가 가로 200m, 세로 80m인 대형 데이터센터 모듈 여섯 개를 로켓에 실어 달 궤도에 띄우는 후속 프로젝트를 개시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부터 210만유로를 투자해 ‘유럽의 탄소중립과 데이터센터 주권을 위한 우주 클라우드’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어센드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도 데이터센터를 우주 궤도에 배치하는 것이 목표다. EU는 급증하는 데이터센터를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보고 있다. 우주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2050년 기후중립 목표 달성을 돕는다는 구상이다. 유럽 우주기업 탈레스알레니아스페이스(TASI)는 국제우주정거장(ISS) 고도의 세 배 이상인 1400㎞ 고도에 데이터센터를 보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2050년까지 1300개의 빌딩 블록을 배치해 1GW를 달성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기술적 난제는 남아 있다. 우주 공간에 있는 데이터센터와 지상에 있는 수요 기업 또는 정부 기관 사이에 빅데이터가 오가려면 해당 전파를 수신할 만한 용량의 수신기가 필요하다. 태양풍으로 인한 전자기파 교란 등으로 고장이 났을 때 적시에 수리하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강경주/이해성 기자 qurasoha@www5s.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