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글로벌 - 이사회

일본 기업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과 특별히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표가 주목받고 있다. ‘산업폐기물 배출량’과 ‘재활용률’을 제치고 1위로 선정된 지표는 다름 아닌 ‘임원의 평균연령’이다.

아빔컨설팅이 2024년 11월에 발표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ESG 지표 중 다수 기업에서 PBR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항목은 임원의 평균연령으로 나타났다. 아빔컨설팅은 고객사의 비재무 데이터를 기반으로 PBR과 상관관계가 인정되는 상위 30개 항목을 선정해 ‘일본 기업가치를 높이는 ESG 지표 톱 30’으로 정리했다.

지표는 ESG와 기업가치의 관계를 설명하는 계산식 ‘야나기 모델’을 통해 산출했다. 야나기 라헤이 아빔컨설팅 상임고문(와세다대학 객원교수)은 2022년 조사에 이어 이번 조사를 주도했다. 2022년 대비 분석 대상 기업이 수십 개에서 약 100개로 2배 이상 늘어나 조사 결과의 설득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4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임원의 평균연령은 2022년 톱 30 리스트에는 포함되지 않은 지표다. 아빔컨설팅의 이마노 아이미 이사는 “경영진에 새 바람을 불어넣는 것을 목표로 임원의 다양성을 중시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분석 대상 기업의 약 80%에서 임원의 평균연령이 낮을수록 PBR이 높게 나타났다.

야나기 고문은 도쿄증권거래소 주가지수(TOPIX) 구성 종목을 대상으로 공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추가로 제시했다. 이 분석에서는 이사 수가 적은 것, 연령대가 폭넓은 것, 그리고 최소 연령이 낮은 것이 기업가치를 높이는 요인으로 확인됐다. 그는 “이사회 연령의 다양성이 기업가치 상승에 기여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임원 평균연령 낮을수록 PBR 상승 '뚜렷'


59세 이하 임원이 40%

전통적으로 연공서열 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일본 기업은 다른 국가에 비해 임원의 평균 연령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높은 연령의 임원 체제는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데다 안전성을 우선시하는 경향으로 인해 근시안적 시각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받아왔다.

일본종업연구소가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 및 스탠더드 시장 상장 3231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사회의 성 균형 조사’(2024년)에 따르면, 남녀 모두 임원 연령대는 60~64세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59세 이하 임원이 전체의 약 40%를 차지하며 젊은 임원의 비율이 점차 늘고 있다. 특히 여성 임원의 경우 59세 이하가 약 60%에 달해 다양성 증대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들은 PBR 개선을 위해 젊은 임원 등용 등 경영진의 다양성 확보를 적극 추진하고, 이를 투자자에게 어필해 기대감을 높일 필요가 있다.

우노 마유코 니케이ESG 기자
번역 김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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