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는 최근 소비 환경 악화로 인한 업황 부진을 반전시킬 모멘텀 확보 차원에서 사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재무제표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를 발표했다. 중단기 ROE 목표 7% 이상, 자사주 소각과 주당배당금 확대 등 파격적인 기업가치 제고계획으로 눈길을 끌었다.
[한경ESG] - 밸류업 리포트
신세계 그룹 본사 사옥 전경/한국경제DB
㈜신세계가 백화점 3사 중 가장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발표해 이목을 끌었다. 신세계가 공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르면 향후 회사의 성장전략과 투자 규모, 실행 성과 등을 장기적 관점에서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는 소비 부진 및 출점 포화로 인해 내수 백화점 유통 채널에 대한 성장성 우려가 제기돼왔다. LS증권이 추정한 신세계의 2024년 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연결 기준 2024년 4분기 총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한 3조1157억 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2.6% 감소한 1388억 원을 예상했다. 경기 부진 및 예년 대비 따뜻했던 날씨로 인해 4Q24 백화점 기존점 매출이 역신장했고, 인건비 관련 일회성 비용 반영에 따라 영업이익 감소를 추정했다.
장기적 관점 기업가치 증대 목표
신세계는 핵심 점포 리뉴얼과 넥스트 랜드마크 백화점 출점, 고급화 및 VIP향 전략 강화를 토대로 2030년까지 매출 10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백화점 매출 규모를 2023년 2조6000억 원에서 2030년에 4조 원 규모로 늘리고, 도소매 및 부동산 규모도 2조2000억 원(2023년)에서 3조 원(2030년)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면세 부문도 1조9000억 원(2023년)에서 3조 원(2030년)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도소매 부문 기여도 확대와 면세 부문 정상화, 기존 사업 효율화 및 수익성 개선으로 신세계는 7% ROE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백화점 3사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치다. 향후 3년간(2025~2027년) 자사주 20만 주 이상을 매년 소각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주당 배당금은 30% 이상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최소 배당금은 주당 4000원을 제시했다.
신세계가 발표한 이번 주주가치 제고 계획의 핵심 포인트는 단기적 주주환원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의 기업가치 증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향후 회사의 성장전략과 예상되는 투자 규모, 실행 성과에 대한 충분한 소통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소비 환경 악화로 인한 업황 부진으로 주가 상승 모멘텀이 크지 않았지만, 이번 주주환원 확대를 통한 주가 재평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 5개년 평균 기준 4600억 원의 자본적 지출(CapEx)이 발생한 가운데 성장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제기됐다. 신세계의 PBR은 지난 2019년(0.77배)부터 꾸준히 낮아지는 추세였다. 실제 지난 2023년 PBR은 0.40배까지 떨어졌다.
신세계의 PBR이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인 배경에는 성장성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탓이다. 내수 백화점 유통 채널 확장이 제한되기에 성장성에 한계가 있는 데다 향후 성장 동력에 대한 의구심으로 PBR 개선 효과가 미미했다는 지적이다. ROE 역시 지난 2022년(10.3%)보다 2023년 5.4%까지 하락했다. ROE 하락은 주주 수익성에 대한 지표로, 2022년 이후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 내 수위 경쟁력은 유지하고 있지만, 투자자 매력도 관점에서는 수익성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신세계의 PER은 7.3배로 2022년(5.3배)에 비해 소폭 상승했지만 보합권에 머물러 있다. 결국 시장 소통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단기적 주주환원으로 시장 평가를 바꾸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린아 LS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 인터뷰
신세계 실적 및 기업에 대한 성장성 평가는.
“소 비 부진 및 출점 포화로 인해 내수 백화점 유통 채널에 대한 성장성 우려가 있다. 다만 신세계는 명품 및 VIP 매출에서 견고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2025년 주요 대형 점포의 리뉴얼 완료가 예정돼 있다. 이와 함께 면세점 등 신규 사업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소비 부진 여파로 면세 부문 실적이 악화됐지만, 올해는 대량 구매 매출 축소 및 수익성 방어를 위한 노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밸류업 공시에 대한 평가는.
“통상 단기적 주주환원만으로 시장 평가를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다. 신세계는 2023년 자사주 매입, 2024년 자사주 신탁 매입 공시에도 소비 위축과 유통업종 실적 부진 여파로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향후 회사의 성장전략을 공유하고, 장기 관점에서의 기업가치 증대를 위한 주주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ROE에 대해선 어떻게 진단하나.
“ROE는 2022년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14.2%에서 2023년 5.4%까지 하락했다. 같은 업계 내에선 경쟁사 대비 우위에 있으나 투자자 매력도 관점에서는 수익성 개선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부문별로 신규 백화점 점포는 수익성이 빠르게 증가했지만, 자회사에서 수익성 변동이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 노력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번 ROE 목표를 2027년 7%로 제시해 효율성을 고려한 투자 집행 및 신규 수익원 확보가 주요 전략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면세 부문은 인건비 절감 및 비용 효율화 작업이 지속될 것이다.”
배당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신세계는 영업 현금흐름 규모가 축소되는 상황에서도 배당 규모를 꾸준히 늘려왔다. 지난 2020년 1500원이던 주당배당금은 2023년 4000원까지 확대됐고, 2024년부터 최소 배당금 4000원을 기준으로 2027년까지 30% 이상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배당 금액 결정 이후 배당 기준일이 도래하도록 정관 변경을 완료한 만큼 배당 지급의 예측 가능성을 제고한 바 있어 긍정적이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잘하고 있는 점은.
“향후 3개년간 매년 자사주를 20만 주 이상 소각한다고 했는데, 자사주 소각은 일반적으로 즉각적 주주가치 상승 효과를 주는 방안이라고 볼 수 있다. 2024년 말 기준 신세계는 자사주 10.9%를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수익성 안정화를 위한 부문별 목표 수립 및 전략 실행을 통해 이익 증대에도 힘쓸 것이다.”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개선할 점은 무엇인가.
“소비 부진이라는 매크로 환경을 맞이하고 있는 만큼 이익 개선을 위한 실행 방안의 세부 내용 공유가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면세점 부문은 고환율 및 대량 매출 감소에 따라 성장 둔화가 불가피한 데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임차료 부담이 큰 상황인 만큼 이에 대한 개선 방안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