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글로벌 IT기업 IPO 규모, 전년대비 '반토막'…이유는
지난해 글로벌 정보기술(IT) 분야 기업의 기업공개(IPO) 규모가 전년대비 59%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글로벌 IPO 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활기를 띨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20일 삼일PwC는 PwC의 '글로벌 IPO 실적과 2025년 전망' 보고서를 토대로 이같이 전망했다. 삼일은 "올해 미국 내에서 700개 이상의 유니콘과 사모펀드(PEF) 지원 기업들이 상장을 준비하면서 미국 내 IPO가 글로벌 IPO 시장의 회복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시경제 안정, 자본발행 관련 규제 축소 움직임 등으로 미국 시장이 회복세를 주도할 것이란 설명이다.

삼일PwC는 2003년부터 한국 기업의 미국 상장을 이끈 경험을 토대로 크로스보더(국경 초월 거래) 상장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싱가포르, 홍콩, 유럽 지역의 IPO 업무와 해외 기업의 한국 IPO 업무 등을 수행한다. 미국·영국 출신 등 여러 국적 파트너와 해외 근무 경력을 갖춘 인력 100여명이 기업별 해외 상장을 지원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글로벌 IPO를 통한 기업의 조달 금액은 총 1056억달러(약 154조원)으로 전년대비 9% 줄었다. 중국과 홍콩에서 IPO 활동이 위축된 게 주된 요인이란 설명이다. 반면 미국에선 IPO 조달 금액이 전년대비 57%, 유럽은 105% 증가했다.

작년 IPO 규모는 산업별로 임의소비재 부문이 183억달러로 가장 컸다. 2023년까지 IPO 규모 1위였던 정보기술(IT)분야를 제쳤다. 산업재(178억 달러), 금융(150억 달러), 필수소비재(139억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IT분야 IPO는 전년대비 59%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2023년엔 259억달러였던 규모가 작년엔 106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일부 기술기업들이 비상장 상태에서도 전략적·재무적투자자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란 게 PwC의 설명이다. 보고서는 “최근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상장·비상장 테크기업의 가치가 높아졌다"며 "비상장 테크기업이 IPO를 통하지 않아도 충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현재 상황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올해 글로벌 IPO 시장이 더욱 활기를 띄며 미국이 시장 회복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다니엘 퍼티그 삼일PwC 파트너는 "미국은 지속적 금리인하와 정책 예측가능성, 투자자 신뢰 등에 힘입어 시장 환경이 유리해지고, AI를 장기 성장의 원동력으로 생각하는 기업이 더 많이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며 "유럽 역내 거래소와 규제당국이 IPO·자본발행을 지원하기 위해 규제 간소화에 주력하는 것도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기록 삼일PwC 글로벌 IPO팀 리더(파트너)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히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며 시장 변동성과 거시 경제의 영향으로 IPO 창구가 급격히 열리고 닫힐 것”이라고 말하며 “IPO를 계획하는 기업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선한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