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영국 인구학자의 눈으로 본 韓 저출생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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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인구론
폴 몰런드 지음 / 이재득 옮김
미래의창 / 304쪽│1만9000원
폴 몰런드 지음 / 이재득 옮김
미래의창 / 304쪽│1만9000원
![[책마을] 영국 인구학자의 눈으로 본 韓 저출생 문제](http://img.www5s.shop/photo/202501/AA.39315805.1.jpg)
<최후의 인구론> 저자인 폴 몰런드는 엄중한 경고로 책을 소개한다. 저자는 영국 런던대 버크백칼리지의 연구원으로 인구 공학을 연구하고 있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1장부터 4장까지 전 세계의 출산율을 분석한다. 저자는 선진국만의 문제로 받아들여진 출산율 저하가 경제·교육 수준을 불문하고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고 소개한다. 그는 출산율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로 종교, 경제·교육 수준을 꼽는다. 아브라함계 종교(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등)의 영향이 약할수록, 경제·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출산율이 낮아진다고 분석한다. 아이를 낳는 행위를 이기적이고 자연환경과 사회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반출생주의도 출산을 꺼리게 하는 이유로 꼽힌다.
저자는 그중에서도 한국을 특별히 조명한다. 지금까지 언급한 요소들이 결합한 ‘총체적 위기’라고 평가한다. 저자는 “한국 사회는 지위에 매우 민감하고 경쟁이 치열할 뿐만 아니라 성별 문제에서도 상당히 보수적”이라며 “여성은 더 교육받은 남성을 찾고, 남성은 더 교육받은 여성을 피하는 상승혼 문제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한다. 낮은 남성 가사 분담 비율, 낮은 혼외 출산율, 낮은 종교 영향력과 반출생주의 문화가 출산율 저하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페미니즘과 출산 장려가 양립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여성의 사회생활에 걸림돌이 되는 보수적인 사회와 가부장제, 남아 선호사상 등이 출산율을 떨어뜨린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한다. 그는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여성에게 모든 부담과 의무를 전가하는 대신 “모성이 아니라 부모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민은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비판한다. 경제 발전 수준을 막론하고 출산율이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어서다. 정부의 출산 장려 정책은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필요조건이라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는 출산을 독려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는 주장으로 책을 마무리한다.
개별 국가의 인구 변화를 사회·역사적 맥락에 비춰 설명한 점이 돋보인다. 제시하는 해결책이 다소 두루뭉술한 점은 한계다.
구교범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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