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박물관, 폭탄에 털렸다...사라진 ‘루마니아 최고 국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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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박물관에 빌려준
루마니아 '황금 투구' 등
국보급 유물 4점 '행방불명'
루마니아 '황금 투구' 등
국보급 유물 4점 '행방불명'

31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5일 새벽 3시 45분께 네덜란드 북동부 아센에 있는 드렌츠 박물관에 전시돼 있던 루마니아의 국보급 유물 네 점이 도난당했다. 세 명의 괴한이 폭발물로 잠긴 문을 폭파한 뒤 유물을 훔쳐 달아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3분. 이번에 도난당한 유물은 루마니아 역사 박물관의 해외 순회전 ‘다키아 - 금과 은의 제국’에 포함된 작품들로, 지난해 7월부터 드렌츠 박물관에 나와 있었다.
기원전 450년께 제작된 ‘코토페네스티의 황금 투구’(황금 투구)를 비롯해 기원전 50년 만들어진 금팔찌 등 유물 총 네 점이 행방불명됐다. 이 중 황금 투구는 루마니아의 민족적 자존심을 상징하는 중요 유물로 꼽힌다. 정교한 기술로 제작된 무게 770g의 이 투구는 로마 제국에 맞서 싸웠던 루마니아인의 조상(다키아인)들이 만들었다. 다키아인의 독자적인 문화와 신화 등 정신 세계, 당시 기술력 등이 드러나 있어 루마니아 역사 교과서에 등장할 정도로 가치가 높다.

유물이 훼손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루마니아인들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범행 4일만인 지난 29일 용의자들이 검거됐지만 도난 유물은 아직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의 한 미술품 전문가는 AP통신에 “장물을 거래하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범인들이 금을 녹여서 팔 가능성이 있다”며 “황금 투구의 순금 함량은 75%(18K)”라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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