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이들 국가가 맞대응에 나서면서 글로벌 관세전쟁이 발발한 가운데 인도 정부가 “보호주의를 피하겠다”며 관세를 인하했다.

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 재무부는 현재 13%인 평균 관세율을 11%로 낮추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특히 1600㏄ 이상의 엔진을 장착한 대형 오토바이 수입 관세를 50%에서 30%로 낮췄다. 미국의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가 관세 인하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는 섬유와 자동차 부품 등의 관세도 인하한다고 밝혔다.

투힌 칸타 판데이 인도 재무부 차관은 “우리는 보호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다”며 “보호주의를 추구한다는 신호를 누구에게도 보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업을 돕기 위해 관세를 물리고 있지만, (이런 관세도) 산업이 발전하면 단계적으로 폐지할 것”이라고 했다.

인도가 선제적 관세 인하에 나선 것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피하기 위한 전략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인도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다.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국과 인도의 교역 규모는 1918억달러다. 인도는 미국을 상대로 457억달러의 적자를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인도를 두고 “무역에서 매우 큰 악당”이라며 “관세를 통해 불균형을 바로잡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통화에서 “인도가 미국산 보안 장비 조달을 늘리고 공정한 양자 무역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인도의 이번 관세 인하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도 싱크탱크인 ‘글로벌 무역 연구 이니셔티브’의 설립자 아제이 스리바스타바는 “인도의 평균 관세는 여전히 미국, 일본, 중국에 비해 훨씬 높다”며 “더 큰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인도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피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불법 체류자 추방에도 적극 협력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혜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