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업계 1위 삼성화재가 지난해 2조원 넘는 순이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화재가 ‘순이익 2조 클럽’에 가입한 것은 창사 이후 처음이다.

삼성화재 '2조 클럽' 첫 가입, 작년 순익 2.1조 사상 최대
삼성화재는 작년 순이익이 2조767억원으로 전년 대비 14.0% 증가했다고 지난 4일 공시했다. 손보업계를 통틀어 연간 순이익이 2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화재의 작년 순이익은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이전인 2022년(1조2837억원)과 비교하면 61.8% 급증했다.

삼성화재가 호실적을 거둔 것은 장기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한 덕이다. 장기 보장성보험은 보험사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을 늘리는 데 최적의 상품으로 꼽힌다. IFRS17이 도입된 후 보험사들은 부채 항목에 CSM을 쌓은 뒤 이를 매년 일정 비율로 이익으로 반영(상각)한다. 삼성화재의 CSM 잔액은 전체 보험사를 통틀어 1위다.

다만 작년 4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어닝 쇼크’(실적 충격)에 가깝다는 평가다. 삼성화재는 작년 4분기 207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회사가 작년 3분기까지 누적 1조8689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과 비교하면 부진한 성과다. 작년 말부터 독감 환자가 급증하고, 폭설 등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른 손보사도 비슷한 상황일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5대 손보사는 작년 3분기까지 매 분기 ‘사상 최대 실적’ 랠리를 펼쳤다. 하지만 작년 4분기에는 대부분 손보사가 어닝 쇼크를 기록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폭설과 독감 유행 여파에 더해 무·저해지 보험의 계리적 가정 합리화 등 제도 변경 영향도 작년 4분기에 반영돼서다. 증권가에선 현대해상이 작년 4분기 적자 전환했을 것이란 추정도 나온다.

서형교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