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팔리 포드 CEO가 지난달 열린 '2025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포드 머스탱 RTR과 포드 머스탱 GTD를 소개하고 있다. /REUTERS
짐 팔리 포드 CEO가 지난달 열린 '2025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포드 머스탱 RTR과 포드 머스탱 GTD를 소개하고 있다. /REUTERS
“포드 자율주행 전략에 중요한 결정을 내릴 시점이다. 레벨4 시스템을 자체 개발할지 테슬라나 웨이모 등 외부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을지 검토 중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가 작년 4분기 실적발표에서 한 발언이 테슬라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팔리는 포드의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전략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2022년 포드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아르고AI’ 사업 중단을 발표했다. 2017년부터 투자한 레벨4 자율주행 사업 부문 누적 손실이 27억달러(약 3.9조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대신 레벨2, 3 기술에 투자를 집중하기로 했다. 당시 팔리는 “수익성 있고 규모가 큰 완전자율주행 차량은 아직 멀었다”며 “우리는 반드시 해당 기술을 직접 개발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벨기에 브뤼셀 모터쇼에서 공개된 테슬라 로보택시 '사이버캡'. /Xinhua
지난달 벨기에 브뤼셀 모터쇼에서 공개된 테슬라 로보택시 '사이버캡'. /Xinhua
하지만 이날 팔리는 “레벨4 자율주행은 개인 차량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강력한 전략팀을 통해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보고 있다”고 3년 전과 달라진 견해를 밝혔다. 이어 “기술적으로 테슬라 FSD(Full Self-Driving)와 웨이모 자율주행 시스템을 파악하고 있다”며 아르고AI (사업 철수) 때처럼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팔리의 발언은 테슬라 등 타사의 앞선 자율주행 기술을 도입하는 게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포드는 2023년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 규격인 북미충전표준(NACS)을 처음으로 도입한 완성차업체다. 전문가들은 포드가 ‘테슬라 충전 동맹’ 가입에 이어 첫 FSD 라이센스 계약을 맺을 것으로 점쳐왔다.
미국 뉴저지주 유니온시티에 있는 테슬라 전기차 충전소 '슈퍼차저' /REUTERS
미국 뉴저지주 유니온시티에 있는 테슬라 전기차 충전소 '슈퍼차저' /REUTERS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역시 FSD 라이센스 이슈를 자주 거론했다. 지난달 그는 작년 4분기 실적발표에서 “여러 기업이 FSD 라이센스에 관심을 보인다”면서 “차량 대량 생산을 보장할 수 있는 경우에만 계약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소업체보다 메이저 완성차업체와의 계약에 관심이 크다는 얘기다. 그는 “완전자율주행 기술이 없는 기업이 경쟁에서 밀리는 게 확실해지면 FSD 라이센스 요청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는 FSD 라이센스 계약이 테슬라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회사 주가는 작년 12월 전고점 479.86달러를 찍고 20%가량 하락한 상황이다. 새 모델Y 가격 인상 및 생산 라인 공사 등으로 올해 1분기 차량 판매량이 월가 예상치(46만7000대)보다 낮을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렸다.
테슬라 한달간 주가 추이 /야후파이낸스
테슬라 한달간 주가 추이 /야후파이낸스
테슬라는 작년 11월부터 자율주행 컴퓨터 AI4가 탑재된 차량에 최신 FSD v13을 배포했다. 전문가와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호평이 쏟아졌다. 지난 1월 배런스는 v13을 체험한 뒤 “놀랍다. 믿음직한 운전자처럼 느껴진다”고 보도했다.

현재 FSD는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한 감독형이다. 테슬라는 비감독형 FSD와 함께 오는 6월 텍사스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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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