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인삼공사 R&D본부 연구원이 홍삼의 성분 등을 연구하고 있다.  KGC인삼공사 제공
KGC인삼공사 R&D본부 연구원이 홍삼의 성분 등을 연구하고 있다. KGC인삼공사 제공
홍삼을 섭취하면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식욕을 억제해 비만약 개발에 폭넓게 활용되는 GLP-1 분비도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KGC인삼공사 R&D본부 천연물효능연구소는 최근 당뇨 전 단계 성인이 홍삼을 섭취하면 특이반응 없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혈당을 조절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메디신)에 발표했다고 18일 밝혔다.

홍삼을 섭취하면 공복혈당, 식후혈당, 3개월 평균혈당(당화혈색소), 인슐린 저항성, 인슐린 분비능 등 9개 지표가 모두 크게 개선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홍삼이 혈당 조절, 식욕 억제 관여 호르몬으로 알려진 GLP-1 분비까지 개선한다는 것이다.

천연물효능연구소는 공복혈당 장애 또는 식후혈당 장애가 있는 당뇨 전 단계 40세 이상 성인 98명을 대상으로 홍삼 섭취군과 위약군으로 나눠 12주 동안 매일 2회 홍삼농축분말태블릿(1g)과 위약(1g)을 각각 섭취하도록 했다.

그 결과 홍삼 섭취군은 공복혈당, 식후혈당, 당화혈색소 수치가 위약군 대비 9.07%, 11.28%, 1.68% 낮았다. 식후혈당은 식후 30분~1시간에 수치가 가장 높아지는데, 홍삼 섭취군은 30분부터 대조군보다 혈당 상승이 억제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0분에서 120분까지 식후혈당 변화 면적을 산출한 혈당 곡선하면적(Glucose AUC)도 대조군에 비해 홍삼 섭취군이 7.4% 적었다.

인슐린 저항성(HOMA-IR)이 높으면 혈액 내 포도당이 세포로 유입되지 못하고 혈중에 남아 혈당이 높은 상태가 유지된다. 홍삼 섭취군은 인슐린 저항성이 22.8% 낮아졌다. 식후 혈당 상승에 따른 인슐린 작용 능력을 평가하는 인슐린 분비능 지표(IGI)는 대조군보다 45.6% 높았다.

몸속 인슐린 수치를 반영하는 C-펩타이드는 홍삼 섭취군이 12.1% 낮았다. 당뇨 전 단계에서 인슐린 저항성 증가로 생기는 인슐린 과다 분비가 개선됐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에선 홍삼이 혈당 조절과 식욕 억제 관여 호르몬인 GLP-1을 증가시킨다는 것도 규명했다. 홍삼 섭취군은 12주 뒤 혈중 GLP-1이 크게 증가해 대조군보다 9.9% 높았다.

지방 연소를 촉진하는 호르몬인 아디포넥틴은 홍삼 섭취군이 6.7% 높았다. 인슐린과 반대로 작용해 혈당을 높이는 호르몬인 글루카곤은 홍삼 섭취군에서 4.9% 감소했다. 홍삼이 다양한 바이오마커에 작용해 혈당 조절에 관여한다는 의미다.

2022년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유병률은 2012년 11.8%에서 2020년 16.7%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당뇨병은 눈, 신장, 신경, 심장, 뇌, 말초혈관 등에 합병증을 일으킨다. 심근경색, 뇌졸중, 당뇨병성 신증, 암, 치매 발병률 등을 높이기도 한다.

홍삼은 혈당과 인슐린 저항성은 물론 GLP-1 바이오마커 등 혈당 조절 관련 9개 지표에 대한 효과를 모두 규명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이렇게 여러 지표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인정받은 기능성 원료는 홍삼뿐이다.

이승호 천연물효능연구소장은 “이번 연구는 당뇨 전 단계에서 홍삼을 섭취하면 특이반응 없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혈당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것”이라면서 “혁신적인 R&D 기술력으로 혈당을 조절하는 홍삼의 효능과 기전 및 안전성 등의 연구를 꾸준하게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