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해외 비중 52% 사상 최고
美 만두 점유율 41% 넘어
유럽·호주·동남아서 고성장
오리온, 영업익 첫 5000억 돌파
해외 매출 비중은 65% 달해
국내 최대 식품 업체 CJ제일제당의 식품 사업 해외 매출 비중이 분기 기준 역대 최고인 52%까지 치솟았다. 내수에 안주하지 않고 일찌감치 북미 등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한 성과다. 유럽 등지로 K푸드 열풍이 확산하면서 올해도 주요 식품사의 해외 영토 확장이 계속될 전망이다.
1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해 4분기 식품 사업 매출 2조8443억원 중 52%에 달하는 1조4787억원을 해외에서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의 분기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이 국내 매출 비중을 추월한 건 2023년 4분기(50.1%)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CJ제일제당의 식품 사업 해외 매출 비중은 49.2%로 2023년(48%)보다 높아졌다. 올해는 연간으로도 50%를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식품 사업 전체 연간 매출은 11조3530억원으로 전년 대비 0.8% 증가했다. 국내에선 내수 부진 등으로 1.8% 감소했지만 해외 매출이 크게 늘며 이를 상쇄했다.
전체 해외 매출의 84%를 차지하는 주력 시장인 미주 매출은 지난해 4분기에만 6% 늘었다. 미국에서 비비고 만두의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시장 점유율은 41%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냉동식품 자회사 슈완스의 냉동 피자(레드바론) 시장 점유율은 20.8%로 경쟁사 네슬레(18.3%)와의 격차를 2%포인트 넘게 벌렸다.
유럽·동남아시아·오세아니아 등 신흥 시장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유럽에서는 지난해 연간 매출이 처음 1000억원을 넘어섰다. 유럽·호주 지역 매출은 전년 대비 41%, 싱가포르·인도네시아·필리핀·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 매출은 114% 급증했다.
식품업계에선 “2010년 한식의 세계화를 내세워 글로벌 브랜드 ‘비비고’를 선보이며 해외 진출을 밀어붙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뚝심이 열매를 맺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18년 2조원을 투입한 슈완스 인수가 대표적이다. 슈완스 인수 후 6년 만에 CJ제일제당의 북미 식품 매출은 3649억원에서 4조7138억원으로 12배 넘게 불어났다.
증권가에서는 CJ대한통운을 포함한 CJ제일제당의 올해 연결 매출은 30조4032억원, 영업이익은 1조6829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대비 매출은 3.6%, 영업이익은 8.4% 늘어날 것으로 봤다. CJ제일제당은 올해 메가 히트 상품을 내세워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유럽·호주에서는 비비고 브랜드가 주류 유통 채널에 대거 입점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
제과업계에서도 글로벌 공략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해 매출 3조1043억원, 영업이익 5436억원을 올렸다고 이날 밝혔다. 오리온의 연간 영업이익이 5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리온의 지난해 중국과 러시아, 베트남 등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65%에 육박한다. 오리온 관계자는 “경기 침체에 카카오와 설탕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등 경영 환경이 좋지 않았지만 해외 법인에 힘입어 호실적을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