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불거진 신풍제약 '오너 리스크'…20분의 1 토막 주가에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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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실패·비자금 의혹·내부거래 혐의 '3연타' 폭락
고점 대비 23분의 1 수준에 거래 중
증선위, 장원준 전 대표 등 검찰에 넘겨
"미공개 정보 활용…369억 손실 회피"
고점 대비 23분의 1 수준에 거래 중
증선위, 장원준 전 대표 등 검찰에 넘겨
"미공개 정보 활용…369억 손실 회피"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풍제약은 올 초에 비해 14%가량 낮은 91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2020년 9월 고점(21만4000원)과 비교하면 2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다.
올 초 1만원선에서 거래됐던 이 기업 주가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최근 신풍제약 창업주 2세인 장원준 전 신풍제약 대표와 지주사인 송암사에 대해 검찰 고발 조치를 의결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9000원대로 내려앉았다.

실제 임상시험 결과 코로나19 치료제 전용이 어렵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주가는 하락을 거듭했다.
2021년엔 고위 임원들이 원료 단가를 부풀리고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하는 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가 드러나며 주가가 또 급락했다.
2023년 9월엔 금융위원회가 임직원의 미공개 정보 활용 등에 대한 강제 조사에 착수하면서 주가가 1만5000원선으로 내렸다.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주식 거래는 자본시장법이 금지하는 대표적인 불공정 거래다.
증권선물위원회는 검찰 고발을 의결하며 “신풍제약의 실소유주인 장 전 대표가 내부자들만 알 수 있는 신약 개발 관련 정보를 이용했다”고 명시했다. 자신들만 알 수 있는 ‘악재’가 공개되기 전 주식을 팔아치우는 식으로 369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회피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 2상에서 평가지표 일부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장 전 대표가 미리 알고 시간외 대량매도(블록딜) 방식으로 주식을 대량 처분했다는 설명이다.

송암사는 신풍제약 창업주 일가가 소유한 가족회사다. 증선위는 이 거래를 통해 신풍제약 창업주 일가가 1562억원에 달하는 매매 차익을 거뒀고, 이 중 임상시험 실패가 시장에 알려지기 전에 주식을 매도해 손실을 피한 금액이 369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당시 송암사의 블록딜은 공시 자체만으로도 주가를 끌어내려 개인 투자자들의 공분을 샀다. 임상시험 결과를 미리 알 수 없었던 시장에서 임상시험 도중 창업주 일가가 막대한 규모의 지분을 매도했다는 사실이 불확실성을 증폭시켜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증선위의 검찰 고발에 대해 윤제만 신풍제약 대표는 성명문을 통해 “주식 매매 시점엔 임상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다”며 “검증되지 않은 정보의 확산으로 진심이 왜곡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위는 관계자 심문과 현장조사, 스마트폰·하드디스크 복원·분석(포렌식) 등을 아우른 종합 조사를 통해 결론을 내렸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2023년부터 신풍제약에 대한 강제 조사 등을 통해 신풍제약 임직원들의 미공개 내부정보 이용 주식 거래 가능성을 들여다봤다. 강제조사는 법원 영장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신속히 압수수색에 준하는 조사를 벌일 수 있다. 당국이 주가조작 등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채택하는 방식이다.
신풍제약 소액주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회사 주가가 반등 기미도 없이 수 년간 하락 일변도여서다. 신풍제약 주가 하락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소액주주는 여전히 14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한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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