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와 함께 치매환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치매환자는 처음으로 100만 명(65세 이상)을 넘겼다. 치매에 걸리면 치료비 등으로 연간 2000만원 넘게 드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보험 가입을 고려하는 수요가 많다. 보험사들도 새 고객을 잡기 위해 치매·간병보험 상품을 강화하는 추세다.
치매인구 100만명…치매보험으로 치료·간병비 걱정 '뚝'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환자

23일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추정 치매환자는 105만2977명으로,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겼다. 2020년 84만91명에서 4년 만에 21만 명 넘게 늘었다. 매년 평균 5만3000여 명 증가했다. 1000만 명가량의 65세 이상 노인 열 명 중 한 명은 치매 환자인 셈이다. 중앙치매센터는 국내 치매환자가 2030년 142만 명, 2050년 315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치매환자 관리에 드는 비용은 적잖다. 치매환자 한 명당 연간 관리비용은 약 2220만원(2022년 기준)에 달한다. 직접의료비(53.5%)와 간병비(23.0%)의 비중이 높다. 중증일수록 비용이 증가하는데, 임상치매등급(CDR) 3등급 이상 중증은 연간 3480만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운영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일부 비용을 지원하긴 하지만 제한적이다. 요양원에 들어가기 위해선 장기요양등급 1~2등급을 받아야 한다. 요양원에 입소하지 못해 재가센터를 이용할 경우 장기요양보험의 지원 범위는 하루 3~4시간에 불과하다. 치매·간병을 보험으로 대비하는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다.

보험사들은 이에 맞춰 보장 범위를 확대한 보험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경도인지장애나 최경증 치매까지 보장하고 검사비와 약물 치료비, 간병 등 보장 내용도 다양해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갱신형에 환급률이 높은 상품은 젊을 때 가입할수록 유리하고 노후보장까지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갱신형 상품은 치매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령자에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치매보험 보장 범위 확대

중증 치매뿐 아니라 경도와 중등도 치매 등으로 보장 범위가 확대되는 추세다. 교보생명의 ‘교보치매·간병안심보험’은 CDR 3등급 이상의 중증 치매뿐 아니라 경도(CDR 1)·중증도(CDR 2) 치매 발생 시 진단 보험금과 매월 생활비를 지급한다. 예컨대 경증 치매 진단 시 일시금 500만원, 중등도 치매 시 일시금 1000만원 등과 함께 매달 생활자금을 지급하는 식이다.

한화손해보험이 내놓은 ‘한화 치매간병보험’도 중증 치매 위주로 보장이 이뤄진 기존 간병보험과 달리 경증 치매 단계도 보장한다. 방문요양, 주야간 보호, 복지 용구 등 수요가 많은 재가급여 항목을 개별 특약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미래에셋생명의 ‘M-케어 치매간병보험’은 치매 검사비와 진단, 치료, 통원 및 입원에 이르기까지 치매와 장기요양에 대한 체계적 보장을 제공한다. 특약 가입 시 경도 치매부터 중증 치매, 장기요양 1등급부터 인지지원등급까지 보장한다. 장기요양 등급 판정 시 진단비와 월 지급금 등을 보장한다.

KB손해보험은 ‘KB 골든케어 간병보험’에 신규 특약인 CDR 척도 검사 지원비를 포함했다. 흥국화재 ‘가족사랑 간편치매간병보험’은 업계 최초로 치매치료제 레켐비 보장 특약을 넣었다.

신연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