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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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신모 씨(34)는 최근 ‘탄생응원몰’에서 아기 기저귀를 사려다 가격표를 보고 두 눈을 의심했다. 서울시가 반값 할인몰이라고 홍보했지만 정작 쿠팡보다 가격이 비쌌기 때문이다. 신 씨는 "할인된 가격이라더니 시중가 보다 더 비싸 황당했다"며 "간편결제 시대에 신한카드나 계좌이체만 지원하는 결제 방식도 불편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육아용품을 반값에 구매할 수 있다고 홍보한 탄생응원몰이 운영된지 열흘 만에 '가격 논란'에 휩싸였다. 탄생응원몰에서 판매 중인 일부 제품 가격이 시중가보다 비싸게 책정되는 등 오히려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어서다.

6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영유아를 키우는 가정의 양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달 25일부터 공식 운영된 탄생응원몰은 최대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지만 제품별 가격 차이가 크고 일부 품목은 경쟁 온라인몰 대비 10~20%가량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탄생응원몰에서는 유아 기저귀 제품인 하기스 ‘네이처메이드 밴드형 1단계 3팩’을 5만8000원대에 판매하고 있지만 같은 제품이 쿠팡에서는 4만8000원대, 제조사인 유한킴벌리 직영몰에서는 5만1000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분유 제품도 마찬가지다. 앱솔루트의 ‘유기농 궁 분유 1단계(0~6개월) 800g’도 탄생응원몰에서는 3만9000원대지만 쿠팡(3만1000원대), 매일유업 공식몰(3만2000원대)보다 비싼 가격이 책정됐다.

탄생응원몰은 2022년 8월 오세훈 시장이 양육환경 개선 위한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와 더불어 저출생 대책을 포함해 추진하는 정책 사업 중 하나다. 신한카드·LG CNS와 서울시가 협력해 운영되는 육아용품 쇼핑몰로 깨끗한나라·남양유업 등 70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해 약 1만 5000여 개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가입 조건도 서울시민에 한정되지 않고 전국민이 가입할 수 있으며, 가입 시 2만원 상당의 지원금이 제공된다. 출석 체크 이벤트를 통해 매일 최대 5만원까지 추가 혜택을 받을수도 있다.

앞서 서울시는 "서울에 기저귀와 분유가 필요한 0~2세 자녀는 지난해 기준 11만7579명이고 월평균 기저귀·분유 값으로만 20만원 이상 지출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는 탄생응원몰이 시가 직접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신한카드·LG CNS와 협력해 운영되다보니 일부 제품에서 가격 차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예산이 투입된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세금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부 제품에서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 있지만, 전반적인 가격 관리는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추후 기저귀·분유 등의 최저가 보상제도를 검토하고 20% 추가 할인 쿠폰을 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