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가 뇌에 칩 심는다…뉴럴링크, 텔레파시 상표 출원 [강경주의 테크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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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X12>생각만으로 로봇 조종하는 시대 온다…미중 BCI 패권 전쟁

생각으로 물체 조종하고 말없이 대화
18일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따르면 뉴럴링크는 최근 '텔레파시', '텔레키네시스', '블라인드사이트' 등 3건에 대한 상표 출원을 신청했다. BCI는 뇌 신호를 디지털로 변환해 외부 장치를 제어하는 '꿈의 기술'로 불린다. 텔레파시는 머리카락의 3분의 1 굵기인 초미세형 실 형태의 전극을 뇌에 삽입하고 이를 지름 23㎜, 두께 8㎜의 칩과 연결해 신호를 받는다. 뇌에 삽입된 64개 초미세 전극 스레드(Thred)가 뉴런 신호를 포착하고, '링크 임플란트'가 이를 SW로 변환해 생각을 마우스 움직임이나 타이핑으로 구현한다.
SF 영화에서 종종 '염력'으로 묘사되는 텔레키네시스는 사용자가 생각만으로 SW를 넘어 물리적 물체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링크 임플란트와 뇌 신호를 읽는 초소형 전극 시스템이 신호를 해석해 로봇 팔이나 기계에 명령으로 변환한다. 뉴럴링크는 텔레키네시스에 대해 "테슬라 옵티머스 로봇을 제어해 일상에서 도움을 받으면 사지마비 환자의 타인 의존도가 90% 줄 것"이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블라인트사이트는 시각 피질을 자극해 시력을 잃은 이들에게 인공 시각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2024년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획기적 장치' 지정을 받았다.
글로벌 BCI 시장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뉴럴링크 창립 멤버인 벤자민 라포트 창업자가 2021년 설립한 프리시전 뉴로사이언스는 뇌 조직을 손상시키지 않고 사람의 두개골 바로 아래에 센서를 배치하는 '레이어 7 코티컬 인터페이스'를 개발했다. 빌 게이츠가 투자한 싱크론은 혈관 스텐트처럼 뇌혈관을 통해 칩을 삽입하는 '스텐트로드'를 개발했다.
중국서 뉴럴링크 대항마 줄줄이 대기 중

지난해 4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관춘 포럼에선 신즈다 뉴로테크놀로지가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받은 원숭이가 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움직여 물건을 잡는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달에는 BCI 기업 스테어메드가 중국 스타트업 사상 최대 규모 투자인 3억5000만위안을 유치해 화제가 됐다. 스테어메드는 자사의 BCI 기기에 대해 "전극 두께가 뉴럴링크의 5분의 1, 임플란트 칩은 절반 크기"라고 주장했다.
중국 BCI 시장도 커지고 있다. 중국 전자정보산업발전연구원(CCID)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시장 규모는 32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18.8% 성장했다. 2027년에는 55억8000만위안에 이를 전망이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지난해 1월 휴머노이드, 양자컴퓨터와 함께 BCI를 10대 혁신 제품으로 지정했다. 상하이시와 광둥성 등 주요 지방정부는 BCI 육성 대책도 발표했다. 딥러닝과 융합시켜 BCI 발전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BCI 분야 국제표준 선점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7월 기업과 연구소의 전문가를 초빙해 ‘BCI 표준화 기술위원회’를 만들고 윤리 및 기술표준 제정에 나섰다.

갈길 먼 한국 내 BCI 연구
한국에선 와이브레인의 경두개직류자극 우울증 치료 전자약 '마인드스팀'이 전국 병·의원 100곳에 도입되고 현대모비스가 뇌파로 운전자의 주의력 감소를 감지하는 기기를 개발하는 등 비침습형 위주로 BCI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침습형 BCI 연구는 사실상 전무하다. 전문가들은 한국형 뉴럴링크가 나오려면 정부 지원이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최근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주간 동향 리포트' 보고서에서 "BCI와 스마트홈 장치, 전자기기 통합은 사지마비 환자가 주변 환경을 제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고 설명하며 침습형 BCI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러티스틱스MRC는 BCI 시장 규모가 지난해 23억달러에서 2030년 80억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4000억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추정했다. BCI 해킹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BCI 보안 전문가를 양성하고 신경 신호를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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