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중국 시장 입지가 흔들린다는 우려가 커지자 월가에서도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최근 테슬라가 중국에서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투자자 불안은 더 커졌다.

中서 '자율주행 SW 무료' 발표에…테슬라 목표가 줄하향
테슬라는 17일(현지시간) 중국 웹사이트를 통해 중국에서 이날부터 한 달간 FSD를 테슬라 차량 소유주에게 무료 체험판으로 제공한다고 공지했다. 소비자들이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을 직접 경험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투자자들은 테슬라가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야후 파이낸스는 “테슬라가 중국에서 FSD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것은 현지 경쟁 업체와의 기술 격차를 극복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 여파로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4.79% 하락한 238.01달러로 마감했다.

월가에서는 테슬라 목표주가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비제이 라케시 미즈호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목표주가를 기존 515달러에서 43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JP모간은 테슬라의 1분기 인도량이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한 35만5000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며 목표주가를 135달러에서 120달러로 낮췄다. 금융 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테슬라를 분석하는 월가 애널리스트의 목표주가 평균치는 370달러다.

중국 현지 자동차 기업의 약진도 테슬라에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비야디(BYD)는 전기차를 내연기관 차량 주유 시간만큼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배터리와 충전시설을 출시할 예정이다. 왕촨푸 BYD 회장은 이날 중국 선전 본사에서 발표회를 열고 5분 충전으로 400㎞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와 충전 시스템인 ‘슈퍼 e-플랫폼’을 내놓는다고 밝혔다. 이 플랫폼은 세계 최초로 양산 승용차에 1000V 고전압과 1000㎸ 충전 전력을 제공한다. 15분 충전으로 275㎞를 주행할 수 있는 테슬라 슈퍼차저보다 충전이 빠르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주 공개한 CLA 전기차 세단이 10분 충전으로 주행거리 325㎞를 확보할 수 있는 것보다도 앞선다. BYD는 이 플랫폼이 적용된 차량을 다음달부터 판매한다. 초급속 충전소는 중국 전역에 4000개 이상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혜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