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손해보험사 삼성화재가 1위 생명보험사 삼성생명을 순이익과 시가총액 기준으로 모두 앞질렀다. 보험사의 미래 수익성과 건전성을 나타내는 보험계약마진(CSM),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에서도 삼성화재가 우위를 점했다. 위기의 생보산업과 약진하는 손보산업의 현 상황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생보·손보 '180도 달라진 위상'…삼성화재, 보험사 1위 올랐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작년 별도 기준 순이익은 2조478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생명의 별도 순이익(1조4869억원)을 5000억원 넘게 앞질렀다. 통상 보험사 자체 실적을 비교하기 위해선 별도 순이익을 본다. 연결 순이익을 놓고 보면 삼성증권과 삼성카드 등을 거느린 삼성생명(2조1068억원)이 삼성화재(2조736억원)를 웃돈다.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후 보험업권의 핵심 수익성 지표로 떠오른 CSM에서도 삼성화재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삼성화재의 작년 말 CSM 잔액은 14조740억원으로 삼성생명(12조9020억원)을 넘어섰다. CSM 잔액이 많다는 것은 미래 보험 이익이 그만큼 클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미다. 삼성화재의 킥스 비율은 작년 말 265%(잠정치)로 삼성생명(180%)을 웃돌았다.

주식시장에서도 삼성화재가 더 높은 기업가치를 부여받고 있다. 이날 삼성화재 시가총액은 18조6894억원, 삼성생명 시총은 16조82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양사 시총은 엎치락뒤치락했지만, 올 들어 삼성생명이 주춤하고 삼성화재가 치고 나가는 모습이다.

양사의 상황이 생보 업권과 손보 업권의 달라진 위상을 대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들이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시장 침체, 과거 판매한 고금리 계약 등에 발목이 잡힌 사이 손보사들은 장기보험 판매로 호실적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