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경기 방어주인 식음료주가 증시 주도주로 떠올랐다. 제품 가격 인상 효과와 원재료값 안정이 더해지며 실적 개선 기대도 높아졌다.

오리온은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4.88% 오른 11만8300원에 마감했다. 올 들어 15.52% 상승했다. 장중 한때 9.22% 급등해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농심(5.5%), CJ제일제당(4.54%), SPC삼립(3.08%), 매일유업(2.03%), 오뚜기(1.74%), 동원F&B(1.19%) 등 주요 식음료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경기 민감주로 분류되는 정유, 화학, 조선 등이 약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증권가에서는 음식료주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필수 소비재로 꼽히는 음식료는 경기 흐름에 덜 민감한 만큼 투자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가격 인상 효과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한솔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리온과 관련해 “이달부터 초코파이 등의 가격 인상 효과가 본격화하고 해외 가격 인상 가능성도 있다”며 목표주가를 13만원에서 14만원으로 올렸다. 이날 대신증권을 비롯해 5개 증권사가 오리온 목표가를 상향했다.

라면 1위 업체 농심도 지난 17일 신라면 너구리 짜파게티 등 17개 브랜드 출고가를 평균 7.2% 인상했다. 오뚜기도 카레, 짜장 등 소스류 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원재료값 안정화에 따른 스프레드(제품과 원재료 가격 차이) 확대도 눈여겨볼 포인트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밀가루 가격은 최근 한 달새 6.57% 떨어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본격화하면 밀가루 가격은 더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세계적 밀 생산지다. 대두(콩), 설탕, 옥수수 등의 가격도 하락해 음식료 업체는 원재료 가격 부담을 덜고 있다. 스프레드 확대의 직접적 수혜주로는 CJ제일제당, 대상, 삼양사 등이 꼽힌다.

음식료주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도 크다는 게 증권가 설명이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의 주가수익비율(PER)은 8배로 역사적 저점 수준”이라며 “올해 실적이 시장 기대에 충분히 부합할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저가 매수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