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이 22일 레이 쥔 샤오미 회장을 샤오미 전기차 공장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중국 샤오미 웨이보 캡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이 22일 레이 쥔 샤오미 회장을 샤오미 전기차 공장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중국 샤오미 웨이보 캡처
중국 IT기업 샤오미 시가총액이 1년 새 4배 가까이 불어나며 전 세계 76위까지 올라섰다. 시총 규모가 270조원으로, 한국에서 샤오미보다 기업가치가 큰 기업은 삼성전자(전 세계 41위·시총 약 390조원)만 유일하게 남았다. 2010년 설립된 샤오미는 기업 역사가 14년에 불과하다.

25일 시총 집계 업체 컴퍼니즈마켓캡에 따르면 전날 샤오미 시총은 1841억달러를 기록했다. 월트디즈니(79위), 골드만삭스(80위), 퀄컴(83위) 등 미국 주요 기업은 물론 CATL(98위), BYD(101위) 등 중국 대표 제조 기업보다 높다. 1년 전 샤오미 순위는 300위 밖이었다.

기업가치가 급증한 것은 전기차 사업에 진출하며 모빌리티 기업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은 영향이 크다. 지난해 3월 샤오미는 첫 전기차 ‘SU7’을 출시했다. 지난달에는 고성능 모델 ‘SU7 울트라’를 선보였고, 오는 6~7월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YU7’을 출시할 예정이다.

‘포르쉐급 성능’에 가격은 3만달러로 낮춘 SU7은 출고까지 대기가 6개월 소요되는 등 중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예약 물량이 쌓이자 샤오미는 지난 18일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전기차 판매 목표 대수를 기존 30만대에서 35만대로 높여 잡았다.
샤오미 전기차 SU7. 사진=연합뉴스
샤오미 전기차 SU7. 사진=연합뉴스
샤오미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은 전기차뿐만이 아니다. 샤오미의 사업 부문은 크게 스마트폰, 전기차, 가전으로 나뉘는데, 모든 사업부가 초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

지난해 샤오미 스마트폰 점유율은 13.8%로 애플(18.5%)과 삼성(18.2%)에 이어 전 세계 3위에 올랐다. 이어폰,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은 점유율 15.2%로 글로벌 2위로 올라섰고, 태블릿PC 점유율도 6.2%로 5위에 진입했다. 에어컨, 세탁기 등 가전 출하량은 48% 급증했다.

경기침체로 글로벌 IT기업들이 어닝쇼크를 낸 가운데도 나 홀로 깜짝실적을 냈다. 지난해 4분기 샤오미 매출은 1090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8%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69.4% 늘어난 83억2000만위안으로 시장 예상치(증권사 평균 전망치)를 30%가량 상회했다.

샤오미는 이달 스마트폰(15울트라), 전기차(SU7울트라), 가전(미지아에어) 등 사업부별 프리미엄 제품을 동시에 출시했다. 프리미엄 IT·전기차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사업 확장을 위해 이날 홍콩 증시에서 55억 달러(약 8조800억원)를 조달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의명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