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물생산 중단땐 韓 모든 산업 문 닫을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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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문 주물공업조합 이사장

서병문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 이사장(사진)은 30일 인터뷰에서 “전기료 때문에 주물 생산이 중단되면 한국의 모든 산업이 문을 닫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 이사장은 1966년 22세 나이로 주물업체 비엠금속을 창업했다. 1997년부터 주물공업협동조합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60년 가까이 주물업계에 몸담아왔지만 전기요금 때문에 지금처럼 힘든 적이 없었다는 게 서 이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매달 30억원 매출 중에 전기료로 5억원 이상 나간다”며 “최근엔 발주량도 30% 이상 줄어 죽지 못해 겨우 경영을 이어가는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주물을 주문하는 회사들도 경영 상황이 악화해 단가에 전기료 상승분을 반영해주지 못하고 있다”며 “2년 사이 주변 주물업체 중 10%가량이 전기료 및 인건비 상승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서 이사장은 마음 같아서는 전기료를 아끼기 위해 주물 공장 내 전기를 차단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주물 제조용인 쇳물을 녹이려면 보통 5~6시간 전기로를 가열해야 하는데 함부로 전기로를 껐다가는 더 많은 전기가 들어 하는 수 없이 반도체 공장처럼 24시간 전기를 공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서 이사장은 이런 특성을 고려해 주물 같은 뿌리산업에 적용되는 전기요금을 농업용이나 주택용 수준에 맞춰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킬로와트시(㎾h)당 전기료는 농업용과 주택용이 각각 66원, 149.6원이다. 이에 비해 산업용 요금(300㎾ 이상 기준)은 ㎾h당 185.5원으로 차이가 크다. 그는 “농업용 및 주택용 전기료에서 보는 적자를 산업용 전기료에서 메우기 위해 산업용 전기료를 농업용의 세 배 이상 수준으로 부과하고 있다”며 “하지만 농업보다 어려워진 뿌리산업이 더 많은 전기료를 부담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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