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소 대나무의 비밀 '퀀텀점프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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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HO Insight
휴넷과 함께하는 리더십 여행
휴넷과 함께하는 리더십 여행

모소 대나무 성장의 비밀은 파종 초기 4년에 숨어있다. 겉으로는 아무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이 시간 동안 땅속에서는 대나무 뿌리가 사방으로 뻗어 나간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양분을 차곡차곡 모으며 수백 미터까지 뿌리를 내리는 것이다. 그러다 때가 되어 싹이 트기 시작하면 넓게 뻗은 뿌리들이 엄청난 양분을 흡수해 놀라운 속도로 자란다.
모소 대나무의 첫 4년은 결코 멈춰 있던 시간이 아니라, 폭발적인 성장을 위한 준비 기간이라 할 수 있다. 리더십도 이와 같다. 겉으로 드러나는 영향력은 오랜 시간 동안 한걸음씩 내딛은 노력의 결실이다. 매일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 팀원 한 명 한 명과 쌓아가는 신뢰, 실패 속 교훈, 그리고 끊임없는 도전. 이러한 노력들이 모여 리더십이라는 대나무가 성장하는 토대가 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리더십의 정답을 찾아 헤맨다. 성공한 리더의 책을 탐독하고 그들의 습관과 강점을 따라한다.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 일론 머스크의 혁신적 사고, 워런 버핏의 판단력 등 성공한 리더의 모습을 연구하고 그들의 습관과 강점을 따라한다. 하지만 이들의 방식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반드시 올바른 답인 것은 아니다. 진정한 리더십은 시간과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다. 리더십의 대가 존 맥스웰의 말처럼, 리더십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매일의 작은 노력들이 모여 형성된다.
맥스웰은 리더십 여정을 5P로 설명한다. 보임(Position), 허가(Permission), 성과(Production), 인재개발(People Development), 정점(Pinnacle)의 단계다.
#여정의 시작: 권한이 아닌 영향력으로
모든 리더십 여정은 공식적인 직위에서 시작한다. 처음 팀장이나 관리자로 발령받은 순간, 우리는 리더십이라는 여정에 첫걸음을 내딛는다. 그런데 간혹 이 첫 단계에서 착각에 빠지는 이들이 있다. 직위가 곧 리더십이라고 믿는 것이다.
직위에서 오는 권한은 표면적인 순응만을 이끌어낼 뿐이다. "내가 팀장이니까 내 말 대로 하세요", "이것은 위에서 내려온 지시입니다"와 같은 말들은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팀의 자발성과 창의성을 저해한다. 최소한의 복종만을 이끌어낼 뿐이다.
진정한 리더십은 권한이 아닌 영향력에서 시작된다. 때문에 리더십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도구는 자기성찰이다. "나는 왜 리더가 되었는가?", "진정한 리더의 영향력이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들을 끊임없이 자신에게 던져야 한다. 때로는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더라도, 성찰 없이는 성장도 없다.
#신뢰의 여정: 관계를 만드는 리더
리더십 여정의 두 번째 단계는 신뢰에 기반한 관계 변화다. 맥스웰은 이를 '퍼미션(Permission)'이라 불렀다. 팀원들이 당신을 따르도록 '허락'한다는 의미다. 신뢰 관계 구축은 진정성 있는 관심에서 시작된다. 겉으로만 관심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팀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성장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이 단계에서 경계해야 할 함정들이 있다. 첫째는 지나친 친밀감이다. 관계가 깊어지면서 적절한 거리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다. 업무적 관계와 사적 관계의 경계가 모호해지면, 오히려 리더십의 효과성이 떨어질 수 있다. 둘째는 과도한 감정적 연결이다. 팀원들의 개인적 문제에 지나치게 깊이 관여하거나, 감정적 의사결정을 하게 될 위험이 있다. 셋째는 공정성의 문제다. 일부 팀원과 더 깊은 관계를 맺게 되면서 의도치 않은 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
퍼미션 리더십은 '내가 리더이기 때문에'가 아닌, '우리가 함께하기 때문에'라는 마인드의 전환을 가져온다. 이는 단순한 친분 관계가 아닌, 상호 신뢰와 존중에 기반한 전문적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
#성과의 여정: 결과를 만드는 리더
성과 리더십은 신뢰 관계를 기반으로 실질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 단계다. 좋은 리더는 항상 무언가를 이뤄낸다. 이는 개인의 성과를 넘어 팀 전체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
결과를 만드는 리더십의 비밀은 개별 구성원들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데 있다. 팀의 생산성은 단순히 개인 능력의 합이 아니다. 리더는 각 팀원의 고유한 재능과 특성을 이해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조합하여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낸다. 때로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고, 불편한 대화도 해야 한다. 하지만 이전 단계에서 쌓아온 신뢰 관계가 있기에 이를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다.
성과는 목적이 아닌 과정이어야 한다. 당장의 성과를 넘어 팀원들의 장기적인 성장을 고민해야 한다. 각 구성원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이를 키워주는 것, 팀이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그리고 조직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 이것이 바로 다음 단계의 리더십으로 가는 길이다.
#육성의 여정: 사람을 키우는 리더
사람을 키우는 리더십은 매우 고차원의 단계다. 단순히 성과를 내는 것을 넘어, 다음 세대의 리더를 키워내는 데 집중한다. 잠재력을 발견하는 눈은 이 단계 리더의 핵심 역량이다. 이들은 더 이상 현재의 성과만 보지 않는다. 대신 팀원 각자가 가진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들이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넘도록 돕는 일에 집중한다. 이는 단순한 업무 역량 향상이 아닌, 한 사람의 전인적 성장을 의미한다. 팀원들의 숨겨진 재능과 가능성을 끌어내는 안목을 갖출 필요가 있다.
이 단계의 리더는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아낌없이 나눈다. 이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도전이 있다. 다른 이들의 성장이 자신을 위협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다. 시기심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때로는 팀원들이 너무 빨리 성장하는 것을 보며 불안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이 가진 지식과 경험을 독점하고 싶은 욕구, 다른 이들이 자신을 뛰어넘는 것을 경계하는 마음이 생길 수 있다. 진정한 리더는 이러한 감정을 인정하고 극복해 나간다. 팀원들이 자신을 뛰어넘기를 바라며, 그들이 더 큰 책임과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는다.
#정점의 여정: 유산을 남기는 리더
리더십의 정점에 도달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이는 단순히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세대를 넘어 영향력을 미치는 리더십을 의미한다. 세대를 넘어서는 영향력의 본질은 가치의 전수에 있다. 피너클 리더의 영향력은 조직의 경계를 넘어 업계 전반, 때로는 사회 전체로 확장된다. 이들은 단순히 경영 기법이나 전략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가치와 철학을 전한다. 그들이 심은 씨앗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꽃을 피운다. 직접 가르친 이들이 새로운 리더가 되고, 그들이 또다시 다른 이들을 키워낸다.
피너클 리더십의 진정한 가치는 시간이 흐른 뒤에야 완전히 드러난다. 피너클 리더십은 도달점이 아닌, 끊임없는 성장과 영향력 확장의 여정이다. 개인의 성공이나 성취를 넘어, 다음 세대를 위한 의미 있는 유산을 남기는 것. 그리고 그 유산이 시간이 흘러도 계속해서 선한 영향력을 미치도록 하는 것. 이것이 피너클 리더십이 지닌 진정한 의미이다.
#끝나지 않는 여정
각 리더십 단계는 마치 등산로의 이정표와 같다. 각 단계는 이전 단계의 기반 위에 세워지며, 더 높은 수준의 영향력과 책임을 수반한다. 하지만 이 단계들은 결코 단선적이지 않다. 같은 조직 안에서도 어떤 팀원과는 4단계의 관계를, 다른 팀원과는 2단계의 관계를 가질 수 있다. 새로운 팀원이 합류하면 다시 1단계부터 시작해야 할 수도 있다. 이는 실패가 아니라 리더십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중요한 것은 각각의 관계에서 계속해서 성장하려 노력하는 자세다.
완벽한 리더가 되는 것이 리더십 여정의 목표가 아니다. 대신 매일 조금씩 더 나은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그것을 배움의 기회로 삼는 것, 다른 이들의 성장을 돕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이 여정이 결코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김주수 휴넷리더십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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