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는 미국 백악관이 2일(현지시간) 공개한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은 “안심할 수 없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의약품 등에도 최소 25%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이날 상호관세 ‘미적용’ 대상으로 이미 품목별 관세가 부과된 철강, 자동차 외에 반도체, 의약품, 구리, 목재, 금괴 등을 거론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등에 별도 산업별 관세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반도체에 매기는 품목별 관세가 최소 25%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한국에서 생산된 메모리반도체 물량 중 미국에 직접 수출하는 비중은 7.5% 수준으로 높지 않지만 25% 이상 관세율이 적용되면 작지 않은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메모리반도체 경쟁사인 마이크론이 미국 아이다호주와 뉴욕주에 메모리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 것도 부담 요인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관세로 마이크론의 반사 이익이 예상돼서다. 한국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에 메모리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이날 품목별 관세가 예고된 의약품과 관련해서도 국내 기업들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이자 국내 기업의 최대 수출국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의약품은 15억4875만달러(약 2조2656억원) 규모다.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는 “원료의약품까지 관세 장벽을 친다면 국내 수출업체들의 타격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채연/오현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