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무풍에어컨 벽걸이형.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무풍에어컨 벽걸이형.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최근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무풍에어컨과 선풍기를 함께 제어해 최적의 냉방을 제공하는 새로운 기능을 출시했다. 삼성전자 인도 법인이 이 기능을 가장 먼저 출시한 데 이어 한국 등 전 지역에서 지원되고 있다. 무풍에어컨은 해외에서 해마다 판매량이 증가하는 만큼 이번 신규 기능으로 성장폭을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이달 초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맞춤 냉방 기능'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인 '스마트싱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이 기능을 출시한 것. 스마트싱스와 호환되는 삼성전자 비스포크 무풍에어컨·선풍기가 있다면 사용 가능하다.

맞춤 냉방 기능은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AI가 에어컨과 선풍기를 알아서 조절해 최적의 냉방을 제공한다. 사용자가 에어컨·선풍기를 일일이 조작하지 않아도 AI가 밤새 알맞는 냉방 환경을 조절하는 것이다.

예컨대 더운 여름날 에어컨을 켜면 선풍기를 자동으로 작동시켜 빠른 냉방을 돕는다. 이후 사용자가 별도 조작을 하지 않아도 공간의 온·습도를 고려해 에어컨 온도를 자동으로 조절한다.

이 기능은 당초 인도 시장을 겨냥한 기능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인도 법인이 조사한 결과 인도 가정 2곳 중 1곳은 밤새 에어컨과 선풍기를 모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잠을 자다가도 중간에 일어나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수시로 껐다 켜는 가구가 적지 않다는 조사 결과다.

삼성전자는 무더위로 에어컨·선풍기를 동시에 사용하는 인도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이 기능을 앞세웠다. 이달 초엔 한국 등 모든 지역을 대상으로 맞춤 냉방 기능을 지원했다.

인도에서 이 기능을 먼저 선보인 배경엔 에어컨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는 최근 기후위기 등의 영향으로 무더위가 잦아지면서 에어컨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인도 가정집 내부 구조는 에어컨 한 대만으로 모든 공간을 냉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에어컨 제조사 입장에선 한 대라도 더 팔 수 있는 기회의 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인도에서 '비스포크 AI 무풍에어컨' 제품군을 출시했다.

무풍에어컨은 해외에서도 판매량이 해마다 늘면서 K가전으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실제 2017년 출시 이후 매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최근 3년간 해외에서 연평균 30.7%씩 판매량이 늘었다.

무풍에어컨은 수면의 질을 끌어올려 사용자들 사이에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공개한 자체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미국·이탈리아·브라질·인도·태국 응답자 1840명 가운데 44.6%는 무풍에어컨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무풍을 선호하는 이유로는 820명 중 58%(복수응답)가 '편안한 수면'을 꼽았다. 이어 에너지 절약 51%, 균일한 냉방 50%, 직바람 신체 자극 최소화 48%, AI 자동 냉방 44% 순이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