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 커플스가 11일(한국시간) 마스터스 1라운드 1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뒤 팬들과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레드 커플스가 11일(한국시간) 마스터스 1라운드 1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뒤 팬들과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191야드의 거리 역시 숫자일 뿐이다. 11일(한국시간) 개막한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백전노장' 프레드 커플스(65)가 증명해낸 사실이다.

커플스는 이날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열린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1라운드 14번홀(파4)에서 191야드 거리에서 친 샷이 그대로 홀에 빠져들어가며 이글을 잡아냈다. 이날 커플스는 이 이글과 함께 버디 2개, 보기 3개로 1언더파 71타로 첫날을 마쳤다. 현지시간 오후 3시 현재 공동 10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날 전반 9개 홀에서 커플스는 2개의 보기를 범해 1오버파로 14번홀에 들어섰다. 6번 하이브리드를 잡고 친 두번째 샷으로 공은 그린 왼쪽에 정확히 떨어진 뒤 그대로 홀로 굴러 들어갔다. 그는 왼팔을 번쩍 들어 팬들에게 화답한 뒤 클럽 헤드에 입을 맞췄다. 이후 나머지 홀에서 커플스는 파 행진으로 타수를 지켰고 언더파로 마스터스 첫 날을 마쳤다.
사진=마스터스 조직위원회
사진=마스터스 조직위원회
경기를 마친 뒤 커플스는 14번홀에서의 플레이에 대해 "6번 하이브리드로 쳤는데 공이 정말 정말 잘 맞았다"며 "홀이 언덕 너머에 있어서 들어가는 장면을 보지 못했는데 관중들의 반응을 보고 이글이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이 코스 파4홀에서 이글을 잡아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정말 재미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커플스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대표 베테랑으로, '명예의 전당' 입회자이기도 하다. 1992년 마스터스 우승자로, 이번이 32번째 출전이다. 2023년 이 대회에서는 64세로 최고령 본선 진출 기록을 세웠다.

현재 시니어투어인 챔피언스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이날 골프백에 퍼터와 드라이버를 비롯해 3·5번 우드, 3·4·5·6 하이브리드, 7·8·9번 아이언과 웨지를 꽂았다. 한창 때의 선수들과는 다른 구성이다. 이날 경기에서는 공도 어린 현역들이 거의 사용하지 않는 노란 형광색을 쓴다. 공이 눈에 더 잘 보이기 때문에 선택한 색이다.

이번 대회 목표는 커트 통과다. 작년에는 커트탈락을 했고 부상으로 고통받기도 했다. 커플스는 "65세의 나이에도 이 코스로 돌아올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오거스타 내셔널은 어려운 코스다. 나는 더이상 충분히 멀리 칠 수 없고, 파5에 레귤러온을 할 수 없지만 여전히 경쟁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오거스타=조수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