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4강 티켓’ 쥘 주인공은 >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1차 예비경선 여론조사가 시작된 21일 국회 국민의힘 사무총장실 앞 복도에 8명의 경선 후보자 포스터가 붙어 있다.   강은구 기자
< 22일 ‘4강 티켓’ 쥘 주인공은 >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1차 예비경선 여론조사가 시작된 21일 국회 국민의힘 사무총장실 앞 복도에 8명의 경선 후보자 포스터가 붙어 있다. 강은구 기자
국민의힘이 6·3대선전에서 기대한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를 통한 지지율 상승 효과)가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선 경선 후보 8명이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면서다. 후보들이 상대 후보를 겨냥해 ‘막말’에 가까운 비난을 쏟아내는 데다 민주당 후보에 비해 공약 준비도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후보들이 여전히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관련 이슈에 갇혀 있는 것도 한계라는 의견도 나온다.

공약 베끼고 인신공격…국힘 '진흙탕 싸움'에 李만 웃는다
리얼미터가 지난 16~18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4명을 대상(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으로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이 후보는 50.2%로 1위를 기록했다. 지난주보다 1.4%포인트 올랐고, 이 조사 기준으로 처음 50%를 돌파했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 중에서는 김문수 후보가 12.2%를, 한동훈 후보가 8.5%를, 홍준표 후보가 7.5%를 얻는 데 그쳤다. 당 지지율도 민주당 48.7%, 국민의힘 32.9%로 15.8%포인트 차이가 났다.

정치권에선 최근 국민의힘 후보끼리 ‘진흙탕 싸움’을 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후보는 이날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저는 다른 분들하고 달리 탈당한 경험도 없고, 특활비(특수활동비)를 집에 갖다준 경험도 없다”고 말했다. 홍 후보와 안철수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홍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외모에 집착하고 셀카만 찍는 건 나르시시스트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홍 후보는 20일 한 후보에게 “키도 큰데 왜 키높이 구두를 신느냐”고 질의하기도 했다.

19~20일 진행된 국민의힘 후보 토론회에서 윤 전 대통령 탄핵이 주요 주제로 오른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김 후보와 홍 후보, 나경원 후보 등은 탄핵에 반대한다며 한 후보 등을 공격했다. 한 후보와 안 후보는 탄핵 반대 후보를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안 후보와 나 후보는 서로를 향해 “당을 떠나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사회자가 연습문제라며 “다시 태어나면 바퀴벌레로 태어나고 싶냐, 자동차 바퀴로 태어나고 싶냐” 등 황당한 질문을 후보자에게 던지는 등 지난 토론회가 너무 가볍게 진행된 게 문제라는 비판도 나왔다. 후보자들은 토론회에서 자신의 성격유형지표(MBTI)를 밝히기도 했다.

공약 생산에서도 민주당에 밀린다. 이 후보가 정책 관련 발언을 하면 그 자체가 화제가 되는데, 국민의힘 후보들이 내놓는 공약은 대부분 묻히고 있다. 일부 공약은 민주당에 ‘선수’를 뺏겼다. 국회의사당 및 대통령 집무실의 세종 이전 공약이 대표적이다. 민주당과 공약에서 차별화가 안 됐다는 의견도 있다. 민주당이 주 4일제를 공약으로 내세우자 국민의힘은 뒤늦게 ‘유연한 주 4.5일 근무제’를 발표했다. 민주당에 비해 공약을 세울 조직이 약하다는 우려도 있다. 이재명 후보의 경우 당 공식 조직 외 ‘성장과 통합’ 등 별도 싱크탱크가 지원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만 전직 관료 및 학자 약 500명이 참여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의힘 주자들이 당내 경선에서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오히려 역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갈수록 존재감이 떨어지면 본선에서 이를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시욱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