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22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22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는 22일 "의대 증원을 둘러싼 대한의사협회의 요구안을 대통령 취임 즉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의료계 파동을 '사회적 대화'로 해결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는 "급조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홍 후보는 이날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의협) 대강당에서 의협 관계자들과 비공개회담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의료 개혁에 관한 협회의 요구안을 집권 즉시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대선 기간 중 의협을 찾은 후보는 홍 후보가 처음이다.

홍 후보는 "2년간 끌어온 의료법 파동에 대해 의협 측이 제시한 4가지 요구안을 검토한 결과 정부가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요구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비공개회의로 진행된 만큼 언론에 공개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것이 홍 후보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날 홍 후보는 약 35분간 의협 관계자들과 비공개회의를 했다. 캠프 비서실장을 맡은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의대생과 전공의가 하루빨리 현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는 것이 홍 후보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홍 후보가 의협이 제시한 4가지 요구안을 100% 수용하겠다고 밝혔고, 의협에서도 매우 만족하며 응답했다"고 전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2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를 찾아 김택우 의협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뉴스1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2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를 찾아 김택우 의협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뉴스1
비공개회담에 앞서 열린 공개 모두발언에서 홍 후보는 "의대 증원은 의료계 내부는 물론 이공계 전체를 망하게 할 것"이라며 대통령 취임 즉시 문제 해결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의대를 무작정 늘리면 (과학기술분야) 이공계 인재를 확보할 수 없다"면서 "100명, 200명 등 점진적으로 협의해서 올리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등학교 재학 시절 의과 대학 진학을 희망했다"면서 의료계와의 동질감을 강조했다. 홍 후보는 "문과가 아니라 이과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며 "집안에 사정이 생가는 바람에 의사가 아니라 검사가 됐다. 평소 의사와 의료계에 대한 동경심이 많다"고 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의료계뿐 아니라 정부와 정치권이 함께 모여 공론의 장을 열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한다"며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겠다는 (홍 후보의) 의지가 대선 후보자 중 첫 방문으로 저희한테 소명된다고 본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22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22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과는 선을 그었다. 홍 후보는 "이전 정부가 무너진 첫 번째 단초가 의료계와의 충돌이었다"며 "여당과 야당 모두 앞장서 책임지지 않고, 정부는 정부대로 고집부리다 보니 문제가 방치됐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전 이재명 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의대 정원을 합리화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선 "내가 오늘 대한의사협회를 방문한다는 공지가 나가니까 뒤늦게 급조된 공약 같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후보는 의료갈등 문제에 대해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해결하겠다면서 공공의료 강화의 공공의대 설립 등을 공약했다.

안시욱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