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수수료 대폭 인하에도
점유율 격차 5.5%P로 되레 확대
급락한 美주식 비중 높아 타격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1위 자리를 노리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기세가 주춤했다. 주력 상품 수수료 인하에도 삼성자산운용과의 점유율 격차는 더 벌어졌다. 미국 주식시장 급락이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ETF 시장 점유율은 삼성자산운용 39.1%, 미래에셋자산운용 33.6%로 집계됐다. 미래에셋 점유율은 세 달 전 36.2%에서 2.6%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삼성운용 점유율은 0.7%포인트 상승했다. 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는 이 기간 2.2%포인트에서 5.5%포인트로 벌어졌다.
총 180조원 규모인 국내 ETF 시장은 미래에셋운용과 삼성운용이 양분하고 있다. 2010년대까지만 해도 삼성운용 KODEX가 시장을 독과점했지만 2020년대 들어 미래에셋운용 TIGER가 점유율을 확대했다.
두 운용사는 올해 2월 초 미국 S&P500과 나스닥 ETF를 놓고 ‘수수료 전쟁’을 벌였다. 미래에셋운용이 ‘’ ‘’ 총보수를 기존의 10분의 1 수준인 연 0.0068%로 낮추자 삼성운용은 하루 만에 같은 상품 수수료를 더 떨어뜨렸다. 현재 성적만 보면 미래에셋운용의 수수료 인하 전략이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 셈이다.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 간 점유율 격차 확대는 펀드에 담긴 주력 상품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래에셋운용 상품은 해외 주식 비중이 높고, 삼성운용의 경우 채권 비중이 높다. 미래에셋운용의 전체 펀드 운용자산(AUM) 중 주식은 39조6997억원이지만, 채권은 10조1845억원에 그친다. 반면 삼성운용은 주식 29조1555억원, 채권 18조8243억원이다.
순자산 1위 상품에서도 차이가 크다. 미래에셋운용에선 TIGER 미국S&P500이 ‘대표 선수’인 데 비해 삼성운용에서는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가 1위다. 올 들어 S&P500지수가 12.3% 급락하자 미래에셋운용이 더 큰 타격을 받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안전자산인 채권 수요가 높아진 게 삼성운용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중위권 다툼도 치열해졌다. 3위 한국투자신탁운용(7.9%)과 4위 KB자산운용(7.8%)의 점유율 격차는 0.1%포인트로 좁혀졌다. 미국 주식 ETF가 주력인 한국투신운용이 타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