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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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에 다시 집중하겠다고 밝히자 투자자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럼에도 이미 훼손된 테슬라의 브랜드 이미지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테슬라 주가는 23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개장전 거래에서 7.3% 급등한 25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전 날 순이익이 71% 급락하고 자동차 매출이 급격히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또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당초 전망도 철회했다. 그러나 머스크는 다음달부터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일하는 시간을 주당 1~2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트럼프의 고문 자격으로 정부효율부(DOGE) 활동을 하며 연방 공무원 대량 해고를 이끌고, 유럽의 극우정치를 지지하기도 했다. 그 사이 머스크에 대한 반대 시위가 미전역과 유럽으로 확대되면서 테슬라의 고객 기반이 망가지고, 브랜드 가치가 훼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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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주가는 지난 12월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시가총액이 5,000억 달러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이는 주로 브랜드 손상으로 2년 연속 매출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테슬라 초기 주요 투자자인 거버 가와사키 투자관리의 CEO인 로스 거버는 "테슬라는 그의 관심을 필요로 하지만, 이제 사람들이 테슬라 브랜드를 원치 않는다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 때 50만주의 테슬라 주식을 보유했고 여전히 30만주를 갖고 있다.

금주초 웨드부시 증권의 분석가 댄 아이브스도 머스크의 DOGE 활동이 테슬라 브랜드에 입힌 피해로, "잠재 고객 기반에서 영구적으로 15~20%의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정치적 논란이 테슬라 이미지에 계속 영향을 주고 있어 브랜드가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케팅 회사인 TBA의 CEO겸 설립자인 수 벤슨은 “이미 테슬라 브랜드에 부패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머스크가 테슬라 사무실에서 아무리 많은 시간을 보내도 대중의 머스크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없고 머스크와 테슬라를 분리하기에도 너무 늦었다”고 언급했다.

테슬라의 주요 소비자 기반은 지구온난화 방지라는 테슬라의 기후 중심 사명에 공감하면서 EV를 선택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머스크가 극우 정치에 가담하고 트럼프를 지지하면서 기존 고객과 잠재 소비자 기반이 모두 소외됐다.

일부 분석가들은 그간 EV에 관심이 없던 텍사스 같은 보수적인 주에서 EV 도입을 가속화하면 캘리포니아 등 지역의 판매 감소를 상쇄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트럼프와는 화석연료를 지지하고, EV확대에 반대해왔다. 보수적인 주에서 이 같은 움직임이 있을 가능성은 흐려 보인다.

테슬라에 대한 인식이 악화된 상황에서 판매를 회복시킬 유일한 희망은 저렴한 전기차의 조속한 출시다. 머스크는 저가형 모델을 포함한 신차들이 올해 상반기 생산을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로보택시는 6월 오스틴에서 출시 예정으로 10~20대 규모로 시작해서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새프론 브랜드 컨설턴트의 최고 크리에이티브책임자인 가버 슈라이버는 “브랜드가 정치적 부담에서 벗어나기 전까지는 머스크가 테슬라에 집중하겠다는 것도 무의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 이미지외에 관세의 영향도 만만치 않다.

테슬라는 7월에 발표될 2분기 실적 업데이트에서 세계 무역 정책의 변화에 따라 연간 배송 예측을 검토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테슬라는 다른 자동차 업체보다는 관세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지난 해 자동차 부문의 매출 성장 둔화를 커버하며 빠르게 성장해온 메가팩 에너지 저장 사업이 중국산 리튬 배터리 셀을 사용하고 있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무역전쟁 영향으로 세계 최대 전기차시장인 중국에서 중국 전기차들과의 경쟁이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점 역시 부담이다.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 트럼프 관세에 대한 반발로 미국 제품을 회피하고 자국 EV를 선택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머스크, 테슬라에 다시 집중해도…" 최악의 전망 나왔다
김정아 객원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