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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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섰던 김동연·김경수 후보는 차차기를 도모해야 하게 됐다. 이들은 이번 경선 과정에서 기대 이하 성적표를 받아 상처가 작지 않다는 게 민주당 내 반응이다. 두 후보가 대선 주자로 인정받기 위해선 확고한 브랜드를 갖춰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동연 후보는 이번 경선 과정에서 부총리 출신 ‘경제통’이라는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경기지사 3년간의 성과가 당원들에게 인정받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문재인 정부 경제부총리 출신이지만 민주당원이 된 건 3년에 불과해 당원들에게 ‘우리 사람’이라는 인식이 크지 않다”며 “대권 주자가 되려면 국회·중앙당과 소통의 폭을 더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현역 중에서는 이번에 김동연 후보를 도운 의원이 단 한 명도 없다. 그는 토론 과정에서 이 사실을 공개하며 “외롭다”고 표현했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한 명의 의원에게라도 절실하게 도와달라고 한 적이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고 ‘김동연표 업적’을 쌓으면 차차기에 기회의 문이 열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경수 후보는 댓글 조작 공모 혐의로 실형을 살다 나온 이후 당 내 존재감이 약했다. 이번 경선을 통해 자신의 비전을 전한 것으로 만족감을 표했다. 하지만 주요 공약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수도 세종 이전 등을 앞세워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의 ‘적자’임을 부각한 점이 ‘양날의 검’이라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왕조체제가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김경수 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지지 기반인 영남권에서조차 한 자릿수 득표율에 그쳐 향후 행보에 비상등이 켜졌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에 재도전해 자신의 브랜드인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를 성공해낸다면 5년 뒤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김경수 후보가 당대표에 도전하거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한다.

최형창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