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폭염 예고에 냉방 가전 시장이 예년보다 일찍 달아오르고 있다. 올여름 무더위와 장마 기간이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소비자는 2월부터 에어컨 구매에 나섰다.

"때 이른 무더위·장마 온다"…2월부터 에어컨 판매 '불티'
28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2월 에어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1% 증가했다.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의 에어컨 매출은 같은 기간 187% 급증했다. 3월에도 증가세가 이어져 이마트와 트레이더스의 에어컨 매출은 각각 48.1%, 159.6% 뛰어올랐다. 4월 1~24일 기준 이마트와 트레이더스의 에어컨 매출 증가율도 각각 10%, 33.7%에 달했다.

통상 에어컨, 선풍기와 같은 냉방 가전 수요는 6월부터 늘어나 7월에 정점을 찍은 후 8월부터 쪼그라든다. 하지만 올해는 겨울인 2월부터 매출이 급증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과 설치 대기 문제를 겪은 소비자들이 미리 냉방 가전 구매에 나섰기 때문이다.

에어컨은 다른 가전제품과 달리 실외기 설치, 배관 시설 확보 등 공사가 필요해 설치하는 데 비교적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온라인과 오픈마켓 등에서 에어컨을 구매하면 설치 일정 조율, 추가 비용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마트에서 에어컨을 사면 평균 3일 이내 설치가 가능해 매장에서 직접 구매하려는 수요가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레이더스는 이마트와 통합 매입 효과도 보고 있다. 과거 겨울철에는 냉방 가전과 같은 계절성 가전제품을 취급하지 않았지만 통합 매입 시스템 적용 이후 에어컨, 선풍기 등을 본격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7월부터 트레이더스, 기업형슈퍼마켓(SSM)인 이마트에브리데이와 상품 매입 및 물류 관리를 통합했다.

라현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