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이 글로벌 선사들로부터 컨테이너선 22척을 수주했다. 2조5000억원이 넘는 규모다. 미국이 중국산 선박에 거액의 입항 수수료를 물리기로 한 데 따른 반사효과다. 중국에 몰리던 컨테이너선의 한국행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HD한국조선해양, 나흘 만에 컨선 22척 수주
HD한국조선해양은 오세아니아 지역 선사와 8400TEU급(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 4척(계약금액 8049억원)과 2800TEU급 8척(6316억원), 1800TEU급 6척(3800억원)의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23일에는 아시아 지역 선사에서 2800TEU급 2척(1593억원)을 수주했고, 24일에는 1만6000TEU급 2척(5596억원) 주문을 따냈다. 나흘간 수주한 컨테이너선 계약 금액은 2조5354억원에 달한다.

이번에 계약한 컨테이너선들은 HD현대미포 울산조선소와 HD현대삼호 영암조선소에서 각각 건조해 2028년 상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한다. 이번 계약으로 HD현대미포는 올해 전 세계에서 나온 3000TEU급 미만 컨테이너선 발주 물량(33척)의 절반인 16척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도 이날 아시아 지역 선주와 컨테이너선 2척(5619억원)을 계약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중공업이 컨테이너선을 수주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컨테이너선 시장은 그동안 중국 조선사들의 독무대였다. 중국은 한국보다 20%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2022년 52%이던 수주 점유율을 지난해 70%로 끌어올렸다. 한국의 수주 점유율은 같은 기간 반 토막(2022년 32%→지난해 16%)이 됐다.

중국으로 향하던 선주들의 주문을 돌려세운 건 미국이다. 미국은 중국산 선박이 미국에 입항해 하역하면 컨테이너 1개당 최대 250달러를 수수료로 부과하기로 했다.

주문이 몰리자 국내 조선사들은 생산능력 확장에 나섰다. 지난 3월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6척(2조3286억원)을 따낸 한화오션은 6000억원을 투자해 초대형 부유식 독(부양 능력 18만t급)과 초대형 해상 크레인(6500t급)을 거제조선소에 들이기로 했다.

김진원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