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경의 역사가 시작된 홀...‘잔라이’ 그린에 눈물 ‘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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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최고의 명장면 ‘더 베스트 모먼트’ : (2) 레이크우드CC 숲길 1번홀(파4)
메이저 KLPGA 챔피언십에선 13번홀
1972년 개장한 한국여자프로골프 발상지
最古 역사 대회 붙박이 코스 자리매김
물길·꽃길선 상상인·한경 와우넷 오픈 개최
박현경 5m 파퍼트 떨어뜨려 반등한 곳
이후 3연속 버디로 임희정 상대 역전
숲길 4번홀은 장타 괴물 탄생한 명소
메이저 KLPGA 챔피언십에선 13번홀
1972년 개장한 한국여자프로골프 발상지
最古 역사 대회 붙박이 코스 자리매김
물길·꽃길선 상상인·한경 와우넷 오픈 개최
박현경 5m 파퍼트 떨어뜨려 반등한 곳
이후 3연속 버디로 임희정 상대 역전
숲길 4번홀은 장타 괴물 탄생한 명소

아마추어 시절 유망주로 꼽혔던 박현경은 생애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거둔 뒤 눈물을 펑펑 쏟았다. 당시 ‘코로나19 시대 첫 우승자’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박현경은 아직도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다고 한다. “지금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일이었어요. 전반에 5타 차까지 벌어졌을 때 이번에도 우승이 힘들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음을 내려놓고 플레이한 덕분인지 기적적으로 승부를 뒤집었어요.”
KLPGA 역사가 시작된 곳

한국여자프로골프의 시작이 된 레이크우드는 KLPGA투어 ‘최고(最古)’의 역사를 자랑하는 KLPGA 챔피언십의 ‘붙박이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KLPGA 챔피언십을 개최했고, 2023년 대회 코스로 복귀한 뒤 계속해서 대회를 치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1972년 18홀로 개장한 레이크우드는 1992년 9홀을 증설한 데 이어 2015년 9홀을 추가 조성해 지금의 36홀이 됐다. KLPGA 챔피언십이 열리는 산길·숲길은 우드코스, 반대편의 물길·꽃길은 레이크코스로 불린다. 레이크코스는 오는 10월 16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KLPGA투어 ‘상상인·한경 와우넷 오픈 2025’의 대회장으로 쓰인다.
2025 KLPGA 챔피언십 개막(1일)을 일주일가량 앞둔 지난달 22일. 전국적으로 요란한 봄비가 쏟아진 날 레이크우드를 찾았다. 오전 8시48분 티오프라 8시 전에 프런트에 도착하니 직원이 진행 여부를 물었다. 규정상 강수량 3㎜ 이상이면 취소 및 홀별 정산이 가능해서다. 앞서 출발한 팀이 있냐는 물음에 직원은 “한 팀이 나가 계신다”고 답했다. 빗속에서 플레이가 안전상 문제가 없다는 확답을 받은 뒤 1번홀 티잉 구역에 섰다.
전반이 끝날 때쯤 그칠 것으로 예상됐던 비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강해졌다. 그러나 플레이하는 데 큰 지장은 없었다. KLPGA투어를 대표하는 대회를 개최하는 만큼 뛰어난 배수시설 덕에 그린 위에 고일 법한 물이 금세 사라졌다. 이날 그린 스피드는 2.6m가량. 정종길 캐디는 “일주일 뒤 대회 개막에 맞춰 그린 스피드를 3.4m까지 끌어 올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위기가 기회로...‘터닝포인트’ 된 홀


대회 티 기준 401야드(367m)로 전장은 짧은 편. 다만 왼쪽으로 구부러진 홀이라 티샷을 페어웨이 오른쪽을 공략하는 게 중요하다. 페어웨이 중앙 왼쪽 끝부분에 큰 소나무가 있어, 만약 티샷이 왼쪽으로 꺾이면 그린이 시야에 가릴 수 있다. 정 캐디의 설명에 따라 티샷을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보냈다. 남은 거리는 196야드. 백돌이에겐 3번 우드로 쳐야 겨우 그린에 올릴 수 있는 거리였는데, 운 좋게 2온에 성공했다. 그러나 결과는 3퍼트 보기.

‘장타 괴물’ 탄생한 핸디캡 2번 홀

승부처가 된 13번홀은 숲길 4번홀이다. 벚꽃이 절정인 시기에 아름답기로 유명한 홀이다. 전장이 416야드(380m)로 길지 않고, 티잉 구역에 서면 저 멀리 그린이 보일 정도로 굴곡도 심하지 않지만, 웬만한 싱글 골퍼도 파를 낚기 쉽지 않은 핸디캡 2번홀로 악명이 높다. 티잉 구역은 물론, 페어웨이 우측으로 해저드가 길게 그린 주변까지 연결돼 있고, 티샷이 떨어지는 지점은 개미허리처럼 좁기 때문이다. 페어웨이 중앙 왼쪽엔 벙커가 도사리고 있어 정확한 티샷이 필수인 홀이다.
슬라이스를 고려해 왼쪽에 보이는 벙커를 바라보고 티샷을 날렸다. 다행히 티샷은 정확히 페어웨이 중앙에 떨어졌다. 남은 거리는 170야드(155m). 그린 우측에 큰 벙커가 전체를 감싸고 있고, 좌측엔 2개의 포트 벙커가 위치해 어느 홀보다 정확한 세컨드샷이 필요한 곳인데, 5번 아이언으로 정확히 그린에 공을 올려 동반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물론 결과는 2퍼트 파.
이 홀은 방신실의 이름 석 자를 널리 알린 곳으로 더 유명하다. 그는 데뷔 첫해인 2023년 KLPGA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13번홀에서 티샷을 320야드(292m)나 날려 골프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시즌 첫 출전 대회에서 엄청난 괴력을 뽐내며 공동 4위에 오른 그는 이 대회를 기점으로 ‘장타 괴물’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양주=서재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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