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때릴수록 中은 내수부양...내수비중 높은 중국 테크주 주목”
이제충 CSOP자산운용 상무

“미국이 관세전쟁 수위를 높일수록 중국은 강력한 내수부양책을 내놓을겁니다.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내수주와 내수 비중이 높은 테크주에 주목해야합니다.”

이제충 CSOP자산운용 상무(사진)는 1일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관세 정책이 미국 내 공급망을 불안하게 만들고 물가를 끌어올리는 상황”이라며 “중국은 수출기업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내수부양책으로 타격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정부가 재정부양책과 통화정책을 동시에 활용해 경기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CSOP는 중국 4위 남방자산운용의 홍콩 자회사다. 항셍인베스트먼트에 이어 홍콩에서 두 번째로 운용자산이 많다. 지난해 10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내놓은 데 이어 지난달에는 아시아 첫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상장하기도 했다.

중국 기술기업은 실적이 내수 소비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구조라는 게 이 상무가 기술주에 주목하는 이유다. 그는 “중국 항셍테크 지수에 포함된 기업 이익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80% 수준”이라며 “보조금 혜택이 실적으로 연결되는 중국 전기차 기업을 비롯해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알리바바, 배달 플랫폼인 메이투안 등이 대표적인 내수부양 수혜주”라고 강조했다.

종목을 직접 고르기 어려운 투자자라면 중국 기술주 30종목을 모은 항셍테크 ETF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게 이 상무의 설명했다. CSOP는 세계 최대 항셍테크 ETF인 ‘CSOP 항셍테크’를 운용하고 있다. 샤오미 텐센트 알리바바 등이 주요 투자대상이다. 그는 “홍콩 증시에서 항셍테크 ETF를 ‘직구’하면 추적오차가 낮다는 장점이 있다”며 “규모가 큰만큼 거래량이 많아 유리한 가격에 ETF를 사고팔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이 상무는 홍콩 ETF 시장의 상품군이 다양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을 합친 홍콩 상장지수상품(ETP) 시장 규모는 한화 기준 98조5000억원 수준이다. 한국 ETF 시장(186조원)에 비하면 시장 규모는 작지만,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상품이 여럿 상장해있다. 비트코인와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 ETF, 단일종목의 하루 성과를 2배만큼 부풀려 따라가는 레버리지나 역으로 따라가는 인버스 ETF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상무는 "테슬라 엔비디아 코인베이스 스트래티지 버크셔해서웨이 등 5개 종목을 따라가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지난달 아시아 최초로 상장했다"며 "미국증시에도 비슷한 상품이 있지만, 홍콩증시의 경우 한국투자자들이 낮 시간에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나수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