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제조국? 이젠 과학자 나라…中 선전 가보니 '입이 떡' [강경주의 테크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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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X20>中, 과학자를 군인처럼 대우…AI·로봇 기술 패권 노린다

산책길에 로봇 설계자 조형물…中 과학기술 성지 가보니

인재공원은 2017년 선전 지방 정부 주도로 조성됐다. 위치는 화웨이, 텐센트, DJI 등 중국 대표 테크 기업이 밀집한 난산이다. 공원 내에는 국가 중점 인재 프로그램 홍보 전시관, 유망 스타트업 쇼케이스 존, 기술 창업자를 위한 네트워킹 거점 등이 함께 조성돼 있다.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기술 인재를 위한 정책 체험형 공원이라는 콘셉트를 구현했다. 공원 외곽 산책로에는 중국의 주요 과학기술 업적과 핵심 인물들이 벽화처럼 전시돼 있다.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주임 엔지니어, 톈저우 우주선 설계자, 양자컴퓨터 알고리즘 개발자 등 첨단 기술 분야 공로자들이 조각상과 함께 소개됐다.

선전은 중국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로봇공학, 우주항공 분야 선도 기술 기업이 밀집한 '레드테크'의 최전선으로 꼽힌다. 텐센트, 화웨이, 샤오미, 알리바바 외에도 급성장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림스다이나믹스, 유니버설로보틱스, 로봇모션랩 등이 이 지역을 거점으로 한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을 비롯한 차세대 로보틱스 기술은 중국이 '테크 독립'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테크 리더'로 도약하는 데 있어 핵심 분야다.
시진핑 "과학자는 공산당과 인민이 가장 신뢰하는 동반자"


중국 정부는 과학자들을 단순한 '기술자'를 넘어 미중 패권 전쟁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쥔런(군인)'으로 대우하며 전례 없는 보수와 연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중국 과학기술부는 지난해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연구자 12인을 '국가청년과학자'로 지정해 최대 1000만 위안의 연구비와 주택·의료·자녀교육 패키지 지원을 제공했다. 중국은 지난해 과학기술 예산 3710억위안 가운데 상당액을 휴머노이드와 AI에 투자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2023년 국가과학기술진보대회에서 "국가 전략 인재는 국가의 근본이며, 과학자는 공산당과 인민이 가장 신뢰하는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현재 과학기술자 전용 병원, 전용 보육시설, 고속철 좌석 예약 우선권 등 사회문화적 예우도 확산 중이다. 중국과학원 소속 원로 과학자들의 생애 업적은 초중등 교과서에도 실리며, 베이징과 상하이 등지에는 과학자 전문 박물관이 개설돼 있다. 차 교수는 "중국은 인재를 기술 독립의 핵심 자산으로 여기고 '기술=인재=국가 경쟁력'이라는 인식을 정책으로 받아들였다"며 "한국은 여전히 연구개발과 인재양성을 따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전=강경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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