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을 걷는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명동을 걷는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2023년)보다 크게 늘며 역대 최대치에 근접했지만 관광 브랜드 인지도는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K콘텐츠 확산에 힘입어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늘어난 상황에서 관광 확대로 연결시키기 위한 체계적 브랜드 인지도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1637만명으로 전년 대비 48.4% 늘었다. 역대 최대인 2019년(1750만명)의 93.5% 수준에 해당한다. 방문객 수가 엔데믹 이후 빠른 속도로 회복하면서 올해는 역대 가장 많은 방문객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을 관광 수요로 연결시키려면 관광 브랜드 인지도 중요 요인으로 꼽히지만 지난해 한국 관광의 전반적 브랜드 인지도와 품질, 이미지 등 지표가 해외시장에서 하락세를 보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야놀자 리서치
사진=야놀자 리서치
최근 관광 리서치 전문기관 야놀자 리서치가 발표한 '한국관광 브랜드자산 모델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방한 관광객 수는 증가했지만, 한국 관광에 대한 전반적인 온라인 버즈량(특정 주제를 언급한 주요 게시글 수량을 수치로 나타낸 것)은 154만287건으로 전년(158만2176건) 대비 2.5%포인트 감소했다. 동남아(9% 증가)를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그랬는데, 특히 중국은 감소폭이 가장 컸다(21.1%포인트).
사진=야놀자 리서치
사진=야놀자 리서치
도시별로 보면 서울은 여전히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유지했지만 수도권, 부산 등과 함께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놀자 리서치는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일본, 대만, 동남아 국가에서의 브랜드이미지가 하락한 게 종합적인 브랜드 이미지 하락 원인이 됐다"며 "외국인 관광객 수가 크게 증가함에 따라 오버투어리즘 문제 발생 및 저가 패키지 관광 증가 등이 주원인으로 추측된다"고 분석했다.
사진=야놀자 리서치
사진=야놀자 리서치
브랜드 연상 부문에서는 K콘텐츠와 K푸드, 쇼핑 영향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강력하게 연상하는 한국에 대한 K콘텐츠 키워드는 방탄소년단(BTS)과 멤버 진·정국 등 K팝 가수, 공연이 꼽혔다.

K푸드의 '음식'과 '먹다'라는 키워드가 상위권이었고, 문화 키워드도 지속적으로 많은 버즈량을 기록했다. 특히 K푸드에서는 카페와 배달 위주의 키워드, 설날, 한글, 궁궐, 사원 등 역사·전통 문화 키워드도 상위권을 기록했다. 한국에 대한 자연인식은 제주도 키워드가 압도적이었다.

반면 브랜드 품질 항목에서는 K푸드를 제외한 콘텐츠, 뷰티, 레저, 전통문화 등 대부분 부문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역사·전통문화는 미국(-20%포인트) 동남아(-16%포인트) 일본(-10%포인트)에서 특히 낮은 평가를 받았다.

야놀자 리서치는 브랜드 자산 강화를 위한 전략으로 △국가별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관광 전략 수립 △체험형, 웰니스, 의료관광, 고급 숙박 강화 등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 △부산·제주 등 허브 도시 육성 및 서울 집중 현상 완화 △K콘텐츠 활용 테마 관광, 글로벌 팬덤 겨냥 프로그램 확대 등을 제안했다.

장수청 야놀자 리서치 원장은 "2024년 관광객 증가는 의미 있는 성과지만 브랜드 자산 가치의 전반적 하락은 관광 품질과 관광객 경험에 더 깊이 주목하라는 경고"라며 "K콘텐츠는 한국 관광의 강력한 무기지만 일회성 유행에 그치지 않으려면 체계적 브랜드 관리와 고품질 경험 제공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