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앨커트래즈 교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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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앨커트래즈 교도소](http://img.www5s.shop/photo/202505/AA.40382367.1.jpg)
‘사회의 법을 어기면 감옥에 가고, 감옥의 법을 어기면 앨커트래즈로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악명 높았다. 수감자 대부분이 살인, 은행강도 등 흉악범들로, 미국 마피아의 대명사 알 카포네와 역시 금주법 시대 대표적 갱스터 ‘머신 건(기관총) 켈리’ 등이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의 하나인 샌프란시스코를 지척에 둔 감옥살이는 잔인한 일이었다. 무엇보다 앨커트래즈가 유명했던 것은 샌프란시스코만의 빠른 해류와 곧바로 저체온증이 오는 차가운 수온, 상어 떼 탓에 탈옥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앨커트래즈에서는 총 14번의 탈옥 시도가 있었는데, 공식적으로는 모두 실패했다. 그러나 교도소 폐쇄 1년 전인 1962년 프랭크 모리스와 앵글린 형제 등 30대 죄수 세 명의 탈옥 사건은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다. 2년에 걸쳐 스푼 등 식기로 통풍구 뒤에 터널을 파고, 석고로 인형을 만들어 자는 것처럼 위장해 감방을 탈출한 뒤 우비로 뗏목을 만들어 탈옥한 사건이다. 대대적인 수색에도 이들의 시신을 찾지 못했지만, 주변 해역을 지나던 배의 선원들이 해안가를 떠다니는 시체를 봤다는 증언을 토대로 익사 처리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알카트라즈 탈출’이 이를 다룬 영화다.
그 앨커트래즈가 60여 년 만에 교도소로 재가동될 것이라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SNS에서 미국 내 가장 잔혹하고 폭력적인 범죄자들을 이곳에 수용하도록 관계당국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미국 내 남미 갱 단원들을 악명 높은 엘살바도르 교도소로 강제 이송하면서 법원과 갈등을 빚는 와중에 나온 조치다. 이미 관광 명소가 된 곳을 교도소로 되돌리는 일이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다. 교도소 부활 소식에 앨커트래즈가 더 유명한 관광지가 된다면 이 또한 트럼프 효과일 수는 있겠다.
윤성민 수석논설위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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