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제2경제위원회 산하 중요군수기업소들을 현지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7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뉴스1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제2경제위원회 산하 중요군수기업소들을 현지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7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뉴스1
북한이 최근 포탄 생산량을 평년 대비 4배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과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가담한 북한이 전쟁 특수에 힘입어 군사·경제적 이익을 얻고, 관련 산업을 빠르게 현대화하고 있다는 징후로 해석된다.

7일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제2 경제위원회 산하 주요 군수공장을 방문해 "더 많은 포탄을 생산해 우리 무력의 전력 확대에 이바지해주기를 바란다"며 격려했다. 노동신문은 "포탄 생산 실적이 ‘평년 대비 4배, 최고 생산 연도 대비 2배’ 증가했다"며 "포병 무력 강화의 핵심적 역할을 맡은 기업소의 현대화가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2023년 8월부터 포탄, 미사일, 전략미사일 발사차량(TEL), 통신기기 등 다양한 군수 물자를 생산하는 20여곳의 공장을 방문해 무기 증산과 공장 현대화 등을 강조했다.

북한 군수산업은 러시아의 전쟁에 편승해 큰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정보 당국은 북한이 수백 만발의 152mm 포탄을 비롯해 240mm 방사포탄과 자주포, 불새-4 대전차 미사일,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 RPG 대전차 로켓 등 컨테이너 2만개 이상 물량의 무기를 러시아에 수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 역시 북한이 러시아가 전선에서 필요로 한 탄핵의 절반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국방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러시아 병력 파병 등 인적 지원, 탄약 공급 등 물자 공급 등으로 약 28조7000억원 규모의 경제 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이 추정한 북한의 한 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32조3201억원(2023년 기준)의 88.8%에 이르는 막대한 규모다.
김정은이 제2경제위원회 산하 중요 군수기업소들을 현지지도하며 포탄생산 및 기계공업부문 실태를 파악했다고 조선중앙TV가 7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연합뉴스
김정은이 제2경제위원회 산하 중요 군수기업소들을 현지지도하며 포탄생산 및 기계공업부문 실태를 파악했다고 조선중앙TV가 7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 군수산업 고도화에 따른 군사적 위협에 증대 우려도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이 포탄생산기업소의 현대화 완료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기계제작 종합기업소 역시 '세계적 수준 본보기 기지로 발전해야 한다'고 지시했다"며 "이는 북한의 드론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등 첨단무기 생산 기반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러시아가 북한에 우주기술, 드론, 핵 추진 잠수함 관련 기술을 제공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이는 북한의 기계공업 현대화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한편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오는 9일 열리는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는 김정은이 불참할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전승절 행사에 북한 대표로 대사급이 참석할 것이라고 지난 6일 밝혔다. 한때 김정은이나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석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현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