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협상 회의론·이란발 공급 우려 완화에…유가 하락세 [오늘의 유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협상에 대한 회의론과 미국-이란 핵협상 진전 가능성이 공급 우려를 완화하면서 7일(현지시간) 국제 유가는 배럴당 1달러 이상 하락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근월물인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1.02달러(1.73%) 하락한 배럴당 58.07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7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03달러(1.66%) 내린 배럴당 61.1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까지 WTI와 브렌트유는 미국 셰일업계의 감산 가능성이 부각되며 3% 넘게 상승한 바 있다.
미중 협상 회의론·이란발 공급 우려 완화에…유가 하락세 [오늘의 유가]
미·중 고위급 회담 소식에 장 초반 상승세를 보이던 유가는 회의론이 커지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장분석업체 Axi의 티아고 두아르테 애널리스트는 “이번 회담은 해빙의 신호일 수 있지만 획기적인 돌파구에 대한 기대는 낮다"며 "미국이 실질적인 무역 양보를 받지 못하면 갈등 완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이번 중국과의 회담에 대해 "진전된 협상과는 정반대"라고 평가했다.

한편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란과의 핵 협상과 관련해 "지금까지는 순조롭다"며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도록 하면서도 세계 경제에 재통합할 수 있는 합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미국은 앞서 이란과의 4차 핵 협상이 연기되자 이란에 대해 2차 제재를 경고한 바 있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스그룹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란은 현재 하루 300만 배럴 이상을 생산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이다. 이는 세계 공급량의 약 3%에 해당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이날 오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한다고 발표하면서 유가 낙폭은 더욱 확대됐다. 금리 동결은 시장 예상에 부합했지만, 향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약화됐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당분간 정책 기조에 대한 어떤 조정을 고려하기 전에 명확성이 커지기를 기다릴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며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면서 달러화 가치는 상승했다. 원유는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타 통화 보유자들의 구매력 감소로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 로버트 레니 웨스트팩은행 상품·탄소리서치 총괄은 “무역전쟁과 관세로 인한 수요 위축의 정점은 올해 3분기에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하반기 유가는 배럴당 50달러 중반에서 후반대에서 거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5월 2일로 끝난 한 주 동안 미국의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203만2000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약 170만 배럴 감소를 웃도는 수치다. 미국 원유 재고는 2주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한편 휘발유 재고는 18만8000배럴 증가하며, 지난 2월 28일 종료된 주부터 9주 연속 이어지던 감소세가 멈췄다. 시장에서는 약 150만 배럴 감소를 예상했으나, 반대로 재고가 늘어난 것이다.

임다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