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 코리아'로 돌아선 외국인, AI·원전·조선에 베팅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달러 약세에 국내 증시 귀환韓증시 10거래일 1.5兆 순매수
9개월 연속 순매도서 흐름 변화
하이닉스, 5500억 사들여 1위
한화오션·두산에너빌 등 담아
삼성전자·LG엔솔은 팔아치워
9개월 연속 순매도서 흐름 변화
하이닉스, 5500억 사들여 1위
한화오션·두산에너빌 등 담아
삼성전자·LG엔솔은 팔아치워
외국인 투자자가 최근 10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5000억원가량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부터 9개월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던 외인들이 달러 약세를 계기로 저평가된 한국 증시에 투자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외국인이 집중 매수한 인공지능(AI), 조선, 원전 관련주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달러 약세에 외국인 유입 증가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최근 10거래일(4월 23일~5월 9일)에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449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에서도 60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두 시장을 합치면 총 1조5097억원으로, 유의미한 규모의 매수세라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국내 증시 수급에 결정적 역할을 해온 외국인의 ‘셀 코리아’ 흐름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온다. 외인은 지난해 8월부터 9개월 연속 순매도세를 보였다.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11개월) 이후 역대 2위 기록이다.
올 들어서도 1월 8974억원, 2월 3조5205억원, 3월 1조5788억원, 4월 9조3812억원 등 대규모로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다. 미국 상호관세 불확실성, 글로벌 경기 침체 공포에 휩싸인 지난달 순매도액은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시점(2020년 3월) 이후 역대 2위였다. 그러다 이달 7일 유가증권시장의 외국인 매수 비중(32%)이 지난해 11월 25일(37%) 후 최대를 기록하는 등 외국인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외인 순매도 흐름에 제동이 걸린 것은 달러 약세와 미국 증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우려가 나타나면서다. 한 달 전만 해도 1500원을 넘보던 원·달러 환율은 이달 초 1300원대를 찍은 뒤 1400원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투자 매력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평가다.
관세 우려 완화로 미국 증시가 급반등하면서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관세 분쟁 장기화와 침체 가능성이 여전한데도 과도한 낙관론이 뉴욕증시를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 증시 전체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0.6배에 달하는 반면 한국은 8.3배에 그친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미국 주식 밸류에이션 부담이 명확하고 달러도 고평가됐다”며 “투자자는 (미국 밖으로) 분산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한화오션 집중 매수
최근 ‘바이 코리아’로 돌아선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AI, 조선·방위산업, 원전주를 집중 매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기간 외인 순매수 종목 1위는 5505억원어치를 사들인 SK하이닉스였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을 앞세워 올 1분기 역대 최대 영업이익(7조4405억원)을 냈다. 여기에 미국 빅테크들이 1분기 호실적을 발표하며 HBM 수요와 직결되는 AI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이 외인 매수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한화오션(2위), HD현대미포(6위), HD현대중공업(7위) 등 조선주도 외인 순매수 상위에 올랐다. 규모는 각각 4425억원, 1338억원, 1320억원이다. 1분기에 기대를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발표한 데다 미국과의 협력 가능성이 높아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외인들은 이 기간 LIG넥스원(4위·1521억원), 두산에너빌리티(5위·1443억원) 등 방산·원전주도 순매수했다. 두 업종의 업황 역시 글로벌 국방비 확대 및 AI 전력 확보 경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외인은 HBM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1조834억원)와 미국 내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한 LG에너지솔루션(-1285억원)은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순매도 1, 2위다. 한 펀드 매니저는 “현재 상황에서는 외국인 매수를 따라가는 게 좋은 투자 전략”이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email protected]
◇달러 약세에 외국인 유입 증가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최근 10거래일(4월 23일~5월 9일)에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449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에서도 60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두 시장을 합치면 총 1조5097억원으로, 유의미한 규모의 매수세라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국내 증시 수급에 결정적 역할을 해온 외국인의 ‘셀 코리아’ 흐름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온다. 외인은 지난해 8월부터 9개월 연속 순매도세를 보였다.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11개월) 이후 역대 2위 기록이다.
올 들어서도 1월 8974억원, 2월 3조5205억원, 3월 1조5788억원, 4월 9조3812억원 등 대규모로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다. 미국 상호관세 불확실성, 글로벌 경기 침체 공포에 휩싸인 지난달 순매도액은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시점(2020년 3월) 이후 역대 2위였다. 그러다 이달 7일 유가증권시장의 외국인 매수 비중(32%)이 지난해 11월 25일(37%) 후 최대를 기록하는 등 외국인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외인 순매도 흐름에 제동이 걸린 것은 달러 약세와 미국 증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우려가 나타나면서다. 한 달 전만 해도 1500원을 넘보던 원·달러 환율은 이달 초 1300원대를 찍은 뒤 1400원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투자 매력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평가다.
관세 우려 완화로 미국 증시가 급반등하면서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관세 분쟁 장기화와 침체 가능성이 여전한데도 과도한 낙관론이 뉴욕증시를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 증시 전체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0.6배에 달하는 반면 한국은 8.3배에 그친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미국 주식 밸류에이션 부담이 명확하고 달러도 고평가됐다”며 “투자자는 (미국 밖으로) 분산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한화오션 집중 매수
최근 ‘바이 코리아’로 돌아선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AI, 조선·방위산업, 원전주를 집중 매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기간 외인 순매수 종목 1위는 5505억원어치를 사들인 SK하이닉스였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을 앞세워 올 1분기 역대 최대 영업이익(7조4405억원)을 냈다. 여기에 미국 빅테크들이 1분기 호실적을 발표하며 HBM 수요와 직결되는 AI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이 외인 매수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한화오션(2위), HD현대미포(6위), HD현대중공업(7위) 등 조선주도 외인 순매수 상위에 올랐다. 규모는 각각 4425억원, 1338억원, 1320억원이다. 1분기에 기대를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발표한 데다 미국과의 협력 가능성이 높아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외인들은 이 기간 LIG넥스원(4위·1521억원), 두산에너빌리티(5위·1443억원) 등 방산·원전주도 순매수했다. 두 업종의 업황 역시 글로벌 국방비 확대 및 AI 전력 확보 경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외인은 HBM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1조834억원)와 미국 내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한 LG에너지솔루션(-1285억원)은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순매도 1, 2위다. 한 펀드 매니저는 “현재 상황에서는 외국인 매수를 따라가는 게 좋은 투자 전략”이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email protected]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