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백종원 집중 공격하는 수상한 유튜브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둘러싼 비판 여론이 불거진 지 100여 일이 지났지만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백 대표가 과거에 찍은 방송을 재편집한 영상이 유튜브를 가득 채우고 있다.

유튜브 채널 중 백 대표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곳만 최소 6곳 이상이다. 조회 수 기준 상위 채널 6개의 백 대표 관련 쇼츠 영상 조회 수는 지난 3월 초부터 12일까지 1억7000만 회에 달했다. 대부분 올해 3~4월부터 영상을 올렸다.

쇼츠 조회 수가 가장 많은 A채널은 25개 영상 중 24개가 백 대표 관련 내용이다. 조회 수가 총 1억489만 회다. 두 번째로 조회 수가 많은 채널은 올해 3월 20일 개설된 곳으로 총 81개 영상을 게시했다. 그중 80개가 백 대표 관련 영상이다. 백 대표를 다루는 다른 채널 영상 조회 수를 합치면 3~4월 두 달간 백 대표 관련 영상 조회 수는 2억 회를 훨씬 웃돈다.

조회 수 사냥에 매몰된 자극적인 유튜브가 많다고 해도 특정인만 집중적으로 다루는 채널이 여럿 생성된 것은 이례적이다. 이들의 노림수는 뻔하다. 조회 수를 늘리거나 채널을 매각해 수익을 내려는 것이다.

한 마케팅업계 관계자는 “백 대표 키워드 관련 구글 트렌드를 보면 3월 셋째 주 100을 기록한 뒤 4월 초 30대로 떨어졌다가 다시 5월 들어 90대로 올랐다”며 “관심이 지속되는 것은 돈이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돈벌이를 위한 백종원 까기가 과열되면서 결국 3000개 가맹점주와 그 가족들의 피해로 전가되고 있단 점이다.

백 대표 비판 여론은 1월 28일 빽햄 선물 세트 판매 영상에서 시작됐다. 빽햄이 시중 유명 제품보다 고기 함량이 적은데 비싸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후 위생 불량, 원산지 표기법 위반, 농지법 위반 등 백 대표를 둘러싼 문제가 줄줄이 쏟아졌다. 유튜버들이 수많은 방송 영상을 짜깁기한 후 편집해 올리며 논란이 확대, 재생산됐다.

백 대표가 식품위생법 위반 등 각종 불법 논란으로 수사선상에 오르자 일부 누리꾼이 백 대표를 겨냥해 벌이고 있는 ‘시추 놀이’도 조명을 받고 있다. 시추 놀이는 땅에서 석유를 파내는 것처럼 특정인의 과거 행적을 캐내 민원과 신고를 넣는 인터넷 놀이 문화다.

백 대표가 경영인으로서 잘못하고 부족한 점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하자 지나친 마녀사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백 대표 사례는 수익을 좇아 특정 인물을 과도하게 소비하는 디지털 마녀사냥이 어떻게 사회 공론장을 왜곡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