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랑스,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신규 대형 원전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에 자국의 원전 모델을 계속 개량해왔다.

13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건설 중인 원전 63기 가운데 러시아 모델(VVER)이 26기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중국 HPR, CAP 모델 등이 24기로 2위에 올랐고, 한국 APR(4기), 프랑스 EPR(3기) 등이 뒤를 이었다.

미국은 웨스팅하우스가 2005년 3.5세대 경수로형 원자로인 AP1000을 개발했다. 이후 중국 싼먼 1·2호기 등에 이 모델을 수출하고, 미국 조지아주에 보글 3·4호기를 지은 뒤 현재까지 새로 착공한 게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현재 100기가와트(GW) 수준인 원전 발전 용량을 2050년 400GW로 늘리는 행정명령을 발동하기로 한 것도 AP1000 모델의 시장 점유율을 늘려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행정명령 초안에는 “2017년 이후 전 세계에 설치된 원자로의 87%가 러시아와 중국의 설계를 기반으로 한다”며 “이런 추세를 막고 미국의 원전 르네상스에 시동을 걸기 위해 신속하고 단호한 행동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도 프랑스전력공사(EDF)와 프라마톰 등이 기존 유럽형 가압수형 원자로(EPR)를 개량한 EPR2를 개발했다. 기존 EPR의 복잡성과 건설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차세대 원자로다. 다만 EPR2는 현재까지 준공된 사례가 없다. 2027년 무렵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에 첫 번째 EPR2 원전이 건설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미쓰비시중공업이 3.5세대 경수로형인 SRZ 1200의 기본설계를 지난해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김리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