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의 다라 코스로샤히 최고경영자(CEO)가 1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오큘러스에서 신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우버 제공
우버의 다라 코스로샤히 최고경영자(CEO)가 1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오큘러스에서 신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우버 제공
‘인플레이션과 자율주행’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우버가 올해의 혁신 기술과 신규 서비스를 요약할 수 있는 키워드다. 우버는 1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오큘러스에서 이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한 연례 최대규모 행사 ‘2025 고 겟(go-get)’을 열었다.
우버는 이 자리에서 기존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차량 공유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를 내놨다. 출퇴근 수요가 많은 노선을 정해 이곳에서 우버 운전자가 20분 간격으로 차량을 운행하는 서비스다. 합승하는 대신 승차 비용은 내려가는 구조다. 우버는 내년 로스앤젤레스에선 자율주행 차량을 활용한 차량공유 서비스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비용 내리면서 고객 확장



우버는 이날 총 6개의 신규 서비스를 공개했다. 승차 서비스의 핵심은 다른 승객과 차량 공유를 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경로 공유(Route Share)’다. 대도시의 주요 통근 경로를 우버 운전자가 오가며 서비스를 제공한다. 승객 입장에선 승차 서비스를 신청하면 특정 지점에서 20분 가격으로 차량에 오를 수 있다. 가격은 일반 우버를 활용했을 때의 최대 절반까지 떨어진다. 우버판 버스라는 평가도 받는다.

‘라이드 패스(Ride Passes)’는 ‘고정 요금 패스’와 ‘선불 패스’로 구성된다. 고정 요금 패스는 월 2.99달러로 출퇴근 요금을 고정할 수 있는 서비스다. 매달 최대 50달러의 비용 절약이 가능하다. 선불 패스는 미리 여러 개의 탑승권을 구매한 승객에게 최대 2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우버 이츠에 새롭게 추가되는 ‘세이빙스 슬라이더(Savings Slider)’는 여러 매장의 식료품 가격을 자동으로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배송이 빠른 상품도 추천해 준다.
미국의 예약 플랫폼 오픈 테이블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우버 이츠 앱에서 인기 식당 예약부터 차량 예약까지 제공한다.

우버의 최고제품책임자(CPO)인 사친 칸살은 이날 한국 기자들과 만나 “인플레이션 등으로 가격 부담을 느끼는 사용자들도 많고, 아직 차량공유를 이용해보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며 제품 개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가격을 낮춰야 기존 고객들의 인플레이션 대응 니즈도 맞출 수 있는 데다, 신규 고객 유치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공유 차량도 자율주행으로



우버는 공유 차량 자율주행 서비스를 폭스바겐과 협력해 2026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향후 10년 동안 미국 전역에 수천 대의 폭스바겐 자율주행 전기차를 우버 차량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우버는 현재도 자율주행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폭스바겐을 비롯해 웨이모 등 전 세계 모빌리티 및 배송 분야에 18개 주요 파트너와 협력 중이다. 지난 1년간은 웨이모와 협력해 미국 피닉스와 오스틴에서 우버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곧 애틀랜타에서도 선보일 계획이다.
우버는 운전자와 자율주행 차량이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800만명의 우버 운전자와 배달원이 있지만 자율주행차가 어느 정도 규모로 시장을 형성할지 예측하기 힘들어서다.

우버의 다라 코스로샤히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발표에서 “우버는 자율주행 기술을 선도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자율주행 차량이 도로를 더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며 “결국에는 사용자에게 비용 절감의 효과를 제공하며, 환경에도 훨씬 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도입은 아직



우버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가량 증가한 115억 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17억 80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순손실 6540만 달러)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우버의 월간 활성 플랫폼 사용자 수는 올해 1분기 기준 1억 7000만 명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14% 증가한 수치다. 탑승 건수는 약 30억 4000만 건으로 18% 늘었다. 우버의 이날 종가는 90.41달러로 연초 대비 49.88% 올랐다.

우버는 한국에선 지난해 3월 브랜드명을 ‘우티’에서 ‘우버 택시'로 변경하고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같은 해 SK스퀘어 자회사 티맵모빌리티와 합작 설립한 우티의 티맵 지분을 전량 인수하며 독자 체제를 구축했다. 우버는 올해 한국에 기업간거래(B2B) 서비스 U4B와 짐이 많은 승객을 위한 ‘일반 택시 엑스엘(XL)’을 출시했다.
다만 오늘 발표한 서비스의 정확한 한국 도입 시점을 밝히지 못했다. 칸살 CPO는 “자율주행을 포함한 신규 서비스는 한국에서 구체적인 출시 계획은 아직 없다”면서도 “규제기관, 파트너, 택시 기사들과 긴밀히 협업해 서비스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박신영/빈난새 특파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