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 올트버그(왼쪽) 보잉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와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을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에미르)가 바라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켈리 올트버그(왼쪽) 보잉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와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을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에미르)가 바라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중동 순방 2번째 방문국인 카타르에서 안보 협력 강화와 미국의 대(對)카타르 대규모 수출 및 투자 유치를 주고받는 패키지 합의에 서명했습니다.

전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6000억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카타르에서 1조2000억달러 가치의 경제 교류를 창출하는 합의에 서명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미중 관세협상 타결과 중동 순방 성과가 이어지면서 미국 증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는 큰 폭의 상승이나 하락 없이 어제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는데, 중동지역 성과가 부각된 주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나타난 것이 특징적이었습니다.

특히 보잉 주가가 오른 것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카타르항공이 보잉 항공기를 최대 210대 사겠다고 계약했기 때문인데요. 적어도 160대를 사고 50대를 추가로 더 살 수 있는 계약입니다. 이는 보잉과 함께 비행기를 제작하는 GE항공우주에 큰 호재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전날에 사우디 아람코가 미국 기업들과 900억달러 규모 협약을 체결한 영향도 증시에 반영됐습니다. 엑손모빌은 아람코의 정유시설 개선 작업에 관한 MOU를 체결했고, 아마존은 디지털 전환과 저탄소 이니셔티브에 관한 협력을 같이 하기로 아람코와 약속했습니다. 또 엔비디아는 아람코에 AI인프라를 구축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는데요. 이런 MOU가 서른 네개나 한꺼번에 이뤄졌습니다. 또 아람코는 미국 텍사스의 모티바 정유소에 34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중동발 훈풍을 바탕으로 기술주가 오늘도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AI인프라 구축 성과를 낸 엔비디아 주가가 3.68% 올랐고요 구글 모회사 알파벳도 3% 넘게 뛰었습니다. 테슬라도 3.9% 가량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다만 지난 이틀간 9% 가량 뛰어오른 아마존은 오늘 소폭의 하락세를 보이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앞으로 이런 훈풍이 계속 이어질 것인지가 아무래도 관심사인데요. 이미 S&P500지수는 연초 대비 상승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급락했던 것을 완전히 되돌리는 흐름이 최근 며칠 사이에 나타난 것입니다. 여전히 관세전쟁의 여파가 예상되고 있는데 상승이 과도했던 것 아니냐는 경계심도 이제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기업의 실적 전망이 여전히 부정적인 압력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미중 갈등이 해소되어가고 있다 해도 여전히 대중 관세는 30% 수준이고, 기본 관세 10%가 거의 모든 나라에 적용될 예정입니다.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있고 또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 투자가 이뤄지기 힘든 상황도 크게 바뀌진 않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UBS자산운용의 도미닉 슈나이더 글로벌 외환·상품 부문장은 파이낸셜타임스에 투자자들이 아직 무역전쟁으로 인한 피해의 정도를 파악하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