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도 디지털헬스케어 기술과 재택의료를 접목해 건강 상태를 개선하려는 시도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비대면진료 서비스는 단순한 ‘화상 진료’를 넘어 질병 예방, 수술 후 관리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15일 미국 보험청구분석기업 페어헬스에 따르면 2020년 초 미국의 건강보험 청구액 중 0.2%에 불과하던 비대면진료 비율은 지난해 12월 기준 5%까지 높아졌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진료가 정식 의료 서비스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는 의미다.
미국에서 비대면진료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분야는 정신건강 상담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비대면진료의 66.7%를 차지했다. 급성 호흡기 질환 등 감염, 당뇨와 고혈압 등 만성질환도 비대면진료가 많은 분야로 꼽혔다.
미국의 비대면진료 문턱이 크게 낮아진 것은 2020년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다. 미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번지고 의료기관 셧다운이 잇따르자 식품의약국(FDA)은 건강 상태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 원격 모니터링 기기 등을 폭넓게 쓸 수 있도록 허가 기준을 크게 낮췄다. 물리적 거리와 시간 제약 등을 극복하는 데 비대면진료는 상당히 효과적인 도구가 되고 있다. 미국에서 환자가 의사를 직접 만날 때까지 걸리는 대기 시간은 평균 26일(2022년 기준)에 이른다. 비대면진료는 18분에 불과하다.
팬데믹 후 비대면진료에 대한 사용자 경험이 쌓이자 서비스는 다양해지고 있다. 웨어러블 센서를 활용해 환자 생체 신호를 모니터링하는 바이오인텔리센서의 바이오버튼은 그중 하나다. 몸에 부착한 웨어러블 기기로 집에서 생활하는 환자의 생체 지표를 수집해 대시보드로 전달한다. 간호사가 이를 확인하다가 증상 악화 신호가 있으면 바로 경고해 제때 병원을 찾도록 돕는 구조다. 제임스 물트 바이오인텔리센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한 포럼에서 “간호사 한 명이 1200명의 환자 정보를 한꺼번에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중환자실로 이송되는 환자 비율과 사망률을 각각 25%가량 낮췄다”며 “경제적 효과는 수십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시장조사업체 포천비즈니스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498억5000만달러이던 미국의 비대면 진료 시장은 2033년 4605억6000만달러로 10배 가까이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