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우리는 이런 혼란 속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사진=알라딘
신간 <관세전쟁>은 바로 이러한 질문에 답하는 책이다. 강영연 한국경제신문 기자와 추동훈 매일경제신문 기자, 이승주 문화일보 기자 세 명이 의기투합해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 정책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경제 주체별 대응 전략을 분석했다.
책은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관세 정책을 되돌아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중국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지금은 동맹국도 안심할 수 없다. 트럼프의 미국은 더욱 파괴적으로 진화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별 상호관세와 산업별 품목 관세를 동시에 가동하는 이중 구조를 통해 관세 전선을 빈틈없이 구축 중이다. 이는 1기 행정부가 중국에 집중해 제한적 타깃 전략을 구사했던 것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일각에선 미·중 관세 전쟁으로 한국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고 전망한다. 미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커질 수 있어서다. 하지만 중국의 대미 수출이 감소하면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한국 기업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국회예산정책처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한국의 대미 수출은 5.9% 감소하는 반면 대중 수출은 10.5% 꺾일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은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한국 주요 산업에 전방위적 충격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기업이 전례없는 불확실성에 빠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중장기적으로 손해가 나는 결정을 조급하게 내리진 말아야 한다고 책은 경고한다. 나아가 인도,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한국 기업이 공략할 수 있는 신시장에 대한 정보도 담았다.
트럼프 시대,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주목할 만한 산업과 기업을 다룬 점도 흥미롭다. 미·중 갈등은 세계 각국의 군비 지출로 이어지고 있어 록히드마틴,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 등 방위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력 의사를 내비친 만큼 한국 조선업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이 핵심 광물의 공급망 자립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희토류 기업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정부의 경제 정책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쉽게 풀어낸 책을 찾고 있다면 이 책이 좋은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