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나노 전쟁…핵심 장비로 떠오른 '원자현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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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리포트
전자현미경이 못보는 단위 측정
후공정 등 활용 범위 급속 확대
시장 규모 2030년 10억弗로 성장
한국 파크시스템스가 세계 1위
산업용 점유율 80% '압도적'
1년 새 매출 2배 영업익 25배로
전자현미경이 못보는 단위 측정
후공정 등 활용 범위 급속 확대
시장 규모 2030년 10억弗로 성장
한국 파크시스템스가 세계 1위
산업용 점유율 80% '압도적'
1년 새 매출 2배 영업익 25배로

◇ 연구용에서 산업용으로 발전
19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QY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원자현미경 시장은 2024년 5억4000만달러에서 2030년 10억1000만달러로 연평균 11%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산업용 원자현미경 시장 규모는 2억2000만달러에서 5억3000만달러로 140% 이상 커지며 성장세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2029년엔 산업용 원자현미경 시장이 연구용 시장 규모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반도체 전공정의 박막 두께, 표면 평탄도, 미세 결함 분석부터 후공정의 본딩, 3차원(3D) 패키징까지 원자현미경 활용 범위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1㎚까지 선폭이 좁아지는 초미세 공정 확대에 따라 수요가 늘고 있는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그리는 ‘마스크’의 결함 측정과 수율 개선 공정에도 원자현미경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 세계 1위는 한국 업체
원자현미경 시장을 주도하는 곳은 한국의 파크시스템스다. 미국 스탠퍼드대 응용물리학 박사 출신인 박상일 대표가 1997년 설립한 업체다. 이 회사는 탐침을 시료 표면에 닿게 해 표면을 측정하는 기존의 접촉식 원자현미경 단계를 뛰어넘었다. 표면에 닿지 않고도 탐침과 시료 원자 사이의 인력에 따른 미세 진동을 감지해 표면 형상을 측정하는 비접촉식 원자현미경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산업용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기존의 접촉식이 웨이퍼 표면에 손상을 줄 수 있어 많은 반도체 기업이 도입을 망설이던 상황에서 파크시스템스가 그 고민을 풀어준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은 물론 TSMC, 인텔, 마이크론 외에도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등 세계적인 연구 기관이 파크시스템스 제품을 쓰고 있다.
이 회사는 글로벌 원자현미경 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브루커(19%), 영국 옥스퍼드인스트루먼츠(9%), 일본 호리바(7%), 러시아 ND-MDT(5%) 등 유수 기업을 제치고 세계 1위다. 산업용 원자현미경 시장으로 국한하면 이 회사의 점유율은 80%로 압도적이다.
브루커와 옥스퍼드인스트루먼츠 등은 고속 스캔과 자동화 기술을 내세워 산업용 시장을 빼앗으려 하고 있다. 이에 맞서 파크시스템스는 고속 스캔 기술을 향상하고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자동화와 융합 기술로 제품 생산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독일 아큐리온(2022년), 스위스 린시테크(2024년) 등 첨단 광학 기업을 잇따라 인수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도 확대 중이다.
이 회사는 초격차를 벌이며 올해 1분기에도 509억원의 매출로 전년 동기 대비 9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131억50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2478% 급증했다. 하반기로 갈수록 매출이 높아지는 구조를 감안하면 지난해(매출 1751억원, 영업이익 385억원)에 이어 올해도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파크시스템스 관계자는 “원자현미경 수요는 반도체뿐 아니라 2차전지, 바이오, 소재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초격차를 유지해 반도체 미세화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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