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모습. 사진=한경DB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모습. 사진=한경DB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에서 임대주택 배치를 두고 시와 조합원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서울시가 '한강뷰 임대주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면서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달 열린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에서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안건을 보류했다. 조합이 제출한 계획안에 임대주택이 단지 저층부와 비선호 동에 배치된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심의위원들은 한강 변 4개 주동에 임대 물량이 아예 없는 점을 꼬집으며 "소셜믹스 원칙에 어긋나는 편중 배치"라고 판단했다.

소셜믹스는 아파트 단지 내에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섞어 배치하는 정책이다. 과거에는 한 단지 내에 별도의 임대 동을 뒀지만, 특정 동 거주자를 차별하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모든 동·층에 임대주택을 고루 섞는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조합은 재건축 심의 통과를 위해 서울시의 이러한 의견을 수용할 방침이다. 임대주택을 저층부에 배치한 주동을 11개 동에서 6개 동으로 줄이고, 한강 변 주동에도 임대주택을 추가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일부 조합원들은 서울시의 요구가 재산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 조합원은 "지하철역에 가깝게 우선 배치하라더니 한강 변에도 우선 배치하라는 것은 지나친 특혜"라며 "수억원에 달하는 프리미엄이 붙는 한강뷰가 언제부터 임대주택 거주자를 위한 공공 자산이 됐느냐"고 비판했다. 다른 조합원도 "선호 동·층을 임대주택이 선점하면 분양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인허가를 무기로 조합원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행위"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은 2022년 '공공주택 소셜믹스의 완전한 구현'을 목표로 임대주택 차별 요소를 퇴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차별 예시로는 임대주택을 저층부에 배치하는 것과 강, 하천 등의 조망권을 배제하는 행위를 짚었다. 잠실주공5단지에 대한 심의 보류도 이러한 기조 속에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